"너무 억울해! 뭐? 관중 많아 얼음 녹았다고?"… 韓 발목 잡은 미국의 '황당한' 분석

파이낸셜뉴스       2026.02.11 07:05   수정 : 2026.02.11 07:04기사원문
무려 3번이나 혼자서 넘어진 미국 쇼트트랙 혼성 계주 탈락 원인으로 '무른 빙질·높은 실내온도' 지목 예선부터 준결승, 순위결정전까지 반복된 美의 '나 홀로 전도'



[파이낸셜뉴스]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빙질'은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0.001초를 다투는 승부의 세계에서 얼음의 강도와 표면 상태는 선수들의 스케이팅 메커니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10일(현지시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벌어진 상황은 단순한 '빙질 이슈'로 치부하기엔 결과가 너무나 가혹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미국 선수의 전도에 휘말려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문제는 사고의 원인을 두고 나온 미국 대표팀의 분석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실수가 아닌 '환경'을 지목했다.

경기 직후 미국 대표팀의 인터뷰는 기술적인 분석에 가까웠다. 앤드루 허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평소 훈련하던 곳보다 얼음이 무딘 편"이라며 "관중이 많아 실내 온도가 높아지면서 얼음 상태가 물러진 것 같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얼음이 부드러워지면서 스케이트 날에 힘을 제대로 싣지 못해 중심을 잃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멤버 브랜던 김 역시 "피겨 스케이팅과 경기장을 공유하다 보니 빙질을 바꿀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조직위의 운영 방식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실제로 이번 대회는 피겨와 쇼트트랙이 같은 경기장을 사용해, 얼음의 단단함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적 요인'은 이날 경기에 나선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적용된 조건이다. 같은 빙질, 같은 온도, 같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렀지만, 유독 미국 대표팀만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넘어졌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은 앞선 준준결승에서도 커린 스토더드가 혼자 넘어지는 실수를 범했다. 당시에는 경쟁 팀들의 연쇄 충돌로 인해 운 좋게 조 2위로 준결승에 올랐으나, 불안한 스케이팅은 준결승에서 결국 한국 팀을 덮치는 사고로 이어졌다.

쇼트트랙 전문가들은 "올림픽 무대에서 빙질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이며, 이에 맞춰 주법을 조정하고 중심을 유지하는 것이 곧 선수의 기량(Skill)"이라고 입을 모은다.

얼음이 무르다면 코너링에서의 각도를 조절하거나 날의 압력을 분산시키는 등의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선수들은 "얼음 상태를 바꿀 순 없으니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최선'이 빙질 적응 실패로 이어졌고, 그 결과가 4년을 준비한 타국 선수의 메달 도전 기회를 박탈하는 형태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준준결승에 이어 준결승까지, 같은 선수가 동일한 패턴으로 넘어진 것을 두고 단순히 '높아진 실내 온도'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스포츠에서 결과에 대한 책임은 냉정하다.

원인이 무엇이든, 반복되는 실수는 '변수'가 아니라 '실력'으로 기록될 뿐이다.

그리고 그 불안한 실력이 초래한 나비효과는 고스란히 한국 대표팀의 몫으로 남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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