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에 재벌집 순양주 선물할까... IP에 스토리를 더하니 매출도 업

파이낸셜뉴스       2026.02.12 11:00   수정 : 2026.02.12 13:51기사원문
콘진원의 '한류 IP 활용 상품 기획개발 지원사업'
한국콘텐츠진흥원 공동기획













[파이낸셜뉴스] 설 연휴를 앞둔 온라인 쇼핑몰 주류 코너에 이색 상품이 등장했다. 인기 웹툰 ‘재벌집 막내 아들’을 활용한 ‘순양주-재벌집 막내아들 진양철 에디션’ 한정판이 그것이다. ‘만약 진양철 회장이 순양그룹 임직원에게 신년 하례주를 건넨다면’이라는 문구가 시선을 붙잡는다.

한 구매자는 “선물하려고 샀다가 소장 가치가 있을 것 같아 내가 갖기로 했다”며 웃었다.

한류 IP를 활용한 상품이 단순한 ‘굿즈’를 넘어 하나의 브랜드이자 경험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한류 IP 활용 상품 기획·개발 지원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은 콘텐츠의 서사를 상품에 입히며 단기간에 가시적인 매출 성과를 만들어냈다.

12일 콘진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율형과 매칭형으로 운영된 이번 사업에는 전통주·K뷰티 등 다양한 산업군의 28개 기업(22개 과제)이 참여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였다.

■“로고만 붙인 술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

주류 전문 기업 대동여주도가 문피아의 웹툰 ‘재벌집 막내아들’을 활용해 선보인 전통주 에디션은 한류 IP가 식음료, 특히 전통주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 사례다.

이지민 대동여주도 대표는 “단순히 로고를 붙이는 방식은 배제했다”며 “작품의 핵심 키워드인 ‘재벌가’와 ‘세대 계승’을 전통주의 역사성과 장인정신에 연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완성된 ‘순양주’는 데일리샷, 와인25 플러스(GS25) 등 주요 유통 채널에 입점했고, 스타필드에서는 팝업스토어도 열렸다. 현장에서는 드라마 팬과 전통주 애호가가 함께 시음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한정판 상품 출시로 단기간 내 실질적인 매출을 창출했고, 드라마 팬층이라는 새로운 고객 유입 효과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체 매출에서 IP 협업 제품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까지 확대됐다. 이런 성과는 후속 협업으로도 이어졌다. 웹소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와 손잡고 선보인 ‘자가(自價)소주’는 지난 연말 GS25 전통주 주문량 1위를 기록하며 IP 확장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안무가의 회복 루틴을 화장품으로

댄스 콘텐츠 기업 원밀리언과 화장품 제조사 유비아이코퍼레이션은 ‘무브 온 유어 스킨’을 콘셉트로 격렬한 퍼포먼스 이후 피부가 겪는 자극과 회복의 과정을 하나의 서사로 풀어냈다. 그 결과물이 안무가 리아킴 에디션 클렌징밤이다.

사업 초기에는 트래블 키트 리뉴얼을 구상했지만, 매칭형 구조의 유연성을 활용해 신제품 클렌징밤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한문경 원밀리언 이사는 “이번 사업은 제품화 과정 전반에 안무가가 직접 참여했고, IP사와 제조사가 함께 세계관을 설계하고 이를 콘텐츠로 구현한다는 점에서 산업 확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약 3000세트 한정으로 기획돼 이달 중 올리브영 단독 출시를 앞뒀다. 관련 브랜디드 콘텐츠는 누적 조회수 20만회를 넘어섰고, SNS를 통한 브랜드 유입률 및 전환율이 2배 이상 상승했다.

한 이사는 “클렌징밤의 판매 결과와 제품 리뷰를 반영해 글로벌 대상 후속 제품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K팝에서 드라마·배우 IP로 확장세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 메이크스타는 지난해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드라마 ‘견우와 선녀’ IP를 활용해 글로벌 팬을 겨냥한 팝업스토어와 공식 상품 사업을 전개했다.

메이크스타 관계자는 “K팝 아이돌 중심이던 기존 사업 영역을 드라마·배우 IP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업이 추진됐다"며 "드라마 팝업은 리스크가 따르지만, 배우 라인업과 화제성 데이터를 종합해 판단했다”고 돌이켰다.

드라마의 주요 무대인 교실 콘셉트 전시와 굿즈 29종은 ‘드라마 속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제공했고, 마포구 연남동 팝업 현장에는 해외 팬과 가족 단위 관람객 등 예상보다 폭넓은 방문객이 몰렸다.

메이크스타 측은 “IP 기반 상품은 초기 제작 비용과 리스크가 큰데, 이번 지원을 통해 상품 라인업을 보다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었다"며 "해외 진출 과정에서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IP 체험형 공간 구성과 팬 참여 요소, 글로벌 팬의 접근성까지 함께 고려해 기획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플레이브의 일본 데뷔 싱글·콘서트 MD, 웹툰 ‘중증외상센터’의 의료 교육 키트, K팝 IP 기반 글로벌 팝업과 캐릭터·키즈 소비재 협업 등 다양한 성과가 이어졌다.

참여 기업들은 이번 사업의 강점으로 기획·개발·네트워킹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이지민 대표는 “한류 IP의 산업적 확장 가능성을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해 준, 완성도 높은 지원사업이었다”며 “향후 네트워킹 과정에서 사전 매칭이나 미팅 시간 확대 등 보다 심화된 교류가 이뤄진다면, 단기 협업을 넘어 중·장기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콘진원 손태영 콘텐츠IP전략팀장은 “IP와 기업의 역량을 신뢰하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며 “인기 콘텐츠에서 파생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큰 경제적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사례들이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한편, 콘진원은 한류 IP가 다양한 산업에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