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 1500만 시대, 법적권리도 변해야죠"
파이낸셜뉴스
2026.02.11 18:30
수정 : 2026.02.11 18:30기사원문
조찬형 법무법인 청음 대표 변호사
국민 3명중 1명은 반려동물 가족
사건도 늘어 국내 첫 전문팀 조직
민법상 동물은 '물건'으로 취급
학대범 처벌 위해 민법 개정 필요
11일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전문팀을 꾸린 법무법인 청음의 조찬형 대표 변호사(사진)는 "반려동물의 법적 권리가 커진다는 말은 이들의 권리를 인권보다 우선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동물의 권리가 늘어난다고 해서 사람이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이같이 밝혔다.
반려동물을 돌보는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며 그에 걸맞은 법·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인권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반려동물까지 신경 쓸 여력이 있느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반려동물의 법적 권리를 증진하기 전에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어려움에 주목하는 것이 시급하지 않겠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조 변호사는 인권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것과 반려동물의 법적 권리를 증진하는 일은 병행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한쪽이 더 얻는다고 해서 다른 한쪽은 그만큼 더 잃는 관계에 있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앞선 맥락에서 조 변호사는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세금인 이른바 '반려동물세'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찬성한다고 밝혔다. 해당 재원으로 복지 수준을 개선하고 학대방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 등을 모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려인들의 여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의 '2025 반려동물 양육 현황 및 양육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국민 10명 중 7명은 반려동물세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권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으나 반려동물 사건은 소송을 통해 청구할 수 있는 금액(소가)이 낮고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충분한 보상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민법상 동물의 법적 지위는 '물건'인데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동물학대는 기본적으로 물건을 훼손하는 행위다. 반려동물이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통상 물건에 대한 손해는 이른바 '물건 값'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불할 경우 위자료를 지급한 것으로 판단한다. 불의의 사고로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반려인이 유대감을 반영한 정신적 피해보상을 받기까지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울러 반려동물이 학대당하거나 다치면 형법상 재물손괴죄가 적용된다.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해 실제 처벌까지 이어지지 않는 때도 있다.
조 변호사는 민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 개정안은 5년째 국회에 계류돼 있다. 한국과 달리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은 동물이 물건이 아니라는 조항을 민법에 명시했다. 그는 "동물에게 물건과는 다른 별도의 지위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동물학대범죄 등을 처벌할 때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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