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느린 국회
파이낸셜뉴스
2026.02.11 18:33
수정 : 2026.02.11 18:33기사원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국회를 지적하며 한 말이다. 이 대통령은 "웬만하면 국회에 이런 얘기 안 드리려고 했는데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며 공개적으로 답답함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은 "지금 국회가 너무 느려서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며 입법 속도를 지적했다.
책임은 여야 모두에 있다. 여당은 여당대로 내부 권력 구도와 주도권 다툼에 시간을 쓰고 있고, 야당은 대여 투쟁에 정치적 에너지를 쏟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내 권력 투쟁에, 국민의힘에서는 강경 투쟁 기조가 각각 앞서는 흐름이다. 민생과 경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정당은 없지만, 민생을 진짜 우선순위로 올린 국회는 보이지 않는다.
국회는 민의의 전당이다. 다양한 사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의 갈등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하지만 결론 없는 공전은 국민에게 설명되기 어렵다. 합의가 안되면 멈추고, 부담이 크면 미루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국회는 스스로 시간을 갉아먹고 있다. 그사이 국민의 삶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특히나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법안에 대한 토론과 숙의 과정이 간소화되거나 사라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양쪽의 입장이 조정되고 타협이 돼야 하는데 100 아니면 0의 결론으로 입법이 가는 경향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12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갖는다.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국정 전반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여당과 제1야당의 책임 있는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문제 제기에 국회가 어떤 방식으로 화답할지가 남았다. 지금은 정쟁에 휩싸여 있을 때가 아니다. 자국 우선주의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고,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대변혁기 한가운데 놓여 있다. 미국은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이유로 돌연 관세 재인상을 발표했다. 국회가 민생·경제 법안을 서둘러 처리해야 하는 이유다. 국회는 정쟁을 내려놓고 민생과 경제에 집중할 때다.
cjk@fnnews.com 최종근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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