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고려아연에 주주 제안..."주주 충실 의무·액면분할"

파이낸셜뉴스       2026.02.12 08:58   수정 : 2026.02.12 08:58기사원문
"상장사의 기본 질서와 원칙 회복해야"
"20일까지 수용 여부 회신 요청"



[파이낸셜뉴스]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MBK 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제52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가치 제고를 골자로 한 주주 제안을 공식 제출했다.

영풍과 MBK 파트너스는 이사의 총주주 충실의무를 정관에 반영하고 10대 1 액면분할을 추진하는 등 구조적 거버넌스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단기적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왜곡된 기업 거버넌스를 바로잡아 기업가치를 정상화하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핵심 안건은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명문화다. 이는 지난해 상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상법 제382조의3의 취지를 정관에 직접 반영하자는 것으로, 이사가 회사뿐 아니라 주주를 위해서도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풍·MBK 파트너스 측은 “대주주가 해당 조항을 정기주총 안건으로 공식 제안한 첫 사례”라며 정책적·시장적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주 발행 시 이사회가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관에 명시해 경영진 주도로 추진된 위법한 신주발행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상법상 집행임원제의 전면 도입도 제안했다. 업무 집행과 감독 기능을 명확히 분리해 독립적 감시 기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사회의 역할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주총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회 의장이 맡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이사회 소집 통지 기간을 현행 회일 1일 전에서 3일 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재무적 측면에서는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추는 10분의 1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 유동성을 높이고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확대하자고 제시했다. 또 3924억원 규모의 임의적립금을 배당 가능한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자기주식 전량 소각 이후에도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재원을 마련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영풍·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경영진이 2025년 분기배당 도입을 약속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주주환원이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수인 6인을 선임하도록 하고, 집중투표제를 전제로 이사를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특정 주주 그룹이 이사회를 독식하는 구조를 방지하고 다양한 주주의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는 박병욱 후보와 최연석 MBK 파트너스 파트너를, 사외이사 후보로는 오영·최병일·이선숙 후보를 추천했다.


이와 함께 명예회장에게 현직 회장과 동일한 최고 지급률을 적용하는 퇴직금 규정을 합리적으로 개정해 경영진 일가로의 자산 유출 우려를 차단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MBK 파트너스는 “이번 주주제안은 경영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아니라 상장회사로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을 회복하자는 요구”라며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자본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고려아연 측에 오는 20일까지 안건별 수용 여부를 회신할 것을 요청했으며 주주총회 소집공고와 공시에 제안 내용이 충실히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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