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 재산, 국가가 책임지고 위탁관리… 시범사업 4월 도입

파이낸셜뉴스       2026.02.12 18:17   수정 : 2026.02.12 20:57기사원문
복지부, 5차 치매관리 종합계획
2030년까지 1900명으로 확대







17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치매머니'를 국가가 책임지고 위탁·관리하는 공공신탁 제도가 오는 4월 도입된다. 치매머니는 치매를 앓는 고령자가 보유한 부동산과 금융자산, 근로·연금소득 등이다. 이런 치매 환자의 재산을 국가가 도맡아 안전하게 관리해 주는 시범 사업을 올해 처음 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65세 이상 치매 추정 환자는 현재 100만명에 육박한다. 2050년에는 226만명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국가가 지출하는 치매관리비용도 지난해 30조원에 육박, 2050년 12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12일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치매 환자와 가족에 대한 재산관리 지원과 치료, 요양·예방까지 아우르는 종합대책으로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시행된다.

핵심 대책 중 하나가 공공신탁 제도인 치매 안심재산관리 사업이다. 초고령화에 따른 치매환자 급증에 대한 사전 대책이다. 올해부터 2년간 시범사업을 해보고 2028년 본사업에 들어간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공공신탁제도 시범사업 750명 수수료 무료


치매 환자와 치매머니의 증가세는 가파르다. 치매 전 단계인 추정경도인지장애 진단자도 지난해 298만명에서 2050년에는 55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치매머니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지난해 5월 내놓은 치매머니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치매머니는 약 154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6.4% 수준이다. 2050년에는 488조원으로 급증해 GDP의 15%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치매머니에 대한 실태와 국가의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오래전부터 계속돼 왔다. 그러나 현금 자산만 신탁에 맡길 수 있는 등의 여러 규제가 발목을 잡아왔다. 무분별한 인출과 사기횡령 위험에 노출돼 있는 등 치매머니 관리에는 허점도 많았다. 이번 국가 주도의 치매머니 공공신탁 제도가 정부의 치매머니 첫 대책인 셈이다.

정부가 구상한 치매 재산 관리서비스는 치매 환자 본인과 후견인 의사에 따라 신탁계약을 체결, 국민연금공단에 재산을 위탁·관리하는 방식이다. 치매 진단 이후에는 후견인을 선임하고 후견인이 공공기관과 신탁계약을 체결한다.

이와 동시에 정부는 치매 발병 전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관리하기 위한 민간신탁 이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신탁 재산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첫 시범사업에서는 치매 및 경증진단자 중에 재산관리 위험이 있거나 위험이 예상되는 환자로 기초연금수급권자 중에 750명 정도로 운영한다. 2030년까지 1900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치매안심센터 서비스와 연계


은성호 복지부 인구사회서비스정책실장은 "치매 신탁이 개시되면 치매안심센터, 통합돌봄 전담부서 서비스와도 연계된다"고 말했다. 실제 신탁계약을 체결하면 이에 근거해 국민연금공단이 의료비, 필요물품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서비스 사용에 지출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은 실장은 "신탁수수료는 원칙적으로는 무료지만, 고액자산가의 경우 실비 수준의 수수료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치매머니' 대책을 포함해 이번 5차 계획은 치매 예방부터 돌봄까지 전 주기에서 국가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일상에서 건강을 지키고, 가족이 지치지 않도록 국가와 사회가 돌보는 치매 관리 인프라를 갖추겠다는 게 정부의 큰 그림이다.

이번 5차 계획에 담긴 10대 주요 과제(73개 세부과제) 중에 눈에 띄는 내용을 보면 정부는 치매 환자의 공공후견인 지원 규모를 2026년 300명에서 2030년 1900명까지 대폭 확대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김찬미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