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위협하는 美 엔트로픽, AI 규제 슈퍼팩에 거액 기부

파이낸셜뉴스       2026.02.13 06:52   수정 : 2026.02.13 06:53기사원문
엔트로픽, AI 규제 정치 후원 단체에 2000억달러 기부
오픈AI 출신 엔트로픽 개발자들, 과거에도 AI 위험성 경고
트럼프 및 오픈AI 등 주류 업계의 규제 완화론에 반기
'클로드' 내세운 엔트로픽 기업가치, 오픈AI 위협 수준



[파이낸셜뉴스] 최근 미국 인공지능(AI) 업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엔트로픽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AI 규제에 찬성하는 정치 단체에 거액의 후원금을 기부했다. 이는 AI 사용을 확대하려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및 동종 업계 경쟁자들의 행보와 다른 방향이다.

엔트로픽은 12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퍼블릭퍼스트액션'으로 불리는 특별정치활동위원회(super PAC·슈퍼팩)에 2000만달러(약 287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슈퍼팩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속하지 않은 독립적인 정치 자금 후원 단체다.

퍼블릭퍼스트액션은 △AI 모델의 투명성 강화 △강력한 연방 차원의 규제 마련 △AI 칩 수출 통제 △AI 기반 생물학무기·사이버공격 규제 등을 요구하는 정치활동을 벌인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이들의 모금 목표액이 5000만∼7500만달러(약 720억∼1080억원)라고 전했다.

앤트로픽은 이번 기부에 대해 "AI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위험을 통제하고, 미국이 AI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도록 하는 유연한 규제가 필요하다"며 "이런 정책이 수립되는 동안 방관자로 남고 싶지 않다"고 주장했다. 앤트로픽은 퍼블릭퍼스트액션이 요구하는 정책이 특정 정당을 위하거나 자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며 "AI를 개발하는 기업은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도록 보장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앤트로픽의 입장은 트럼프 정부 및 주류 AI 업계와 결이 다르다. 현재 미국 오픈AI와 벤처 투자사 앤드리슨 호로비츠 등이 주도하여 설립된 슈퍼팩 '리딩더퓨처'는 AI 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연방 차원으로 일원화하고, 주(州)정부의 개별 규제는 금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리딩더퓨처는 그레그 브록먼 오픈AI 사장 부부와 앤드리슨 호로비츠의 마크 앤드리슨·벤자민 호로비츠 등이 각 1250만달러씩을 쾌척하는 등 1억2500만달러(약 1800억원)를 모금했다.

앤트로픽은 오픈AI의 창립 멤버였던 다리오 애머데이 및 대니엘라 애머데이 남매가 2021년 설립한 기업이다. 이들은 거대언어모델(LLM) ‘클로드 오퍼스’를 내놓으며 오픈AI의 ‘GPT’를 위협하고 있다. 엔트로픽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애머데이는 지난해 5월 인터뷰에서 AI 업계 관계자로는 이례적으로 AI로 인한 대규모 실직 사태를 경고하며 AI의 발전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엔트로픽의 덩치는 계속 커지고 있다. 엔트로픽은 12일 홈페이지 발표를 통해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와 벤처투자사 코투가 주도한 투자를 통해 300억달러(약 43조원)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초 투자유치 목표액이었던 100억달러는 물론이고 지난달 말 상향 조정한 목표액 200억달러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번 투자에는 블랙록, 블랙스톤, 피델리티,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세쿼이어캐피털, 카타르투자청(QIA) 등 금융기관과 벤처캐피털이 대거 참여했다.


엔트로픽의 기업가치는 이번 투자로 인해 3800억달러(약 545조원)로 뛰었으며, 경쟁사 오픈AI(약 5000억달러)의 기업가치에 보다 가까워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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