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예기치 못한 일탈… 믿었던 구단도, 함께 땀 흘렸던 동료들도 모두 '피해자'다
파이낸셜뉴스
2026.02.14 13:10
수정 : 2026.02.14 21:27기사원문
가장 큰 피해자는 그 누구도 아닌 롯데 구단 전체, 그리고 함께 땀흘린 동료들이다
[파이낸셜뉴스] 축제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전해진 비보라 더욱 뼈아팠다.
주전급 선수들의 훈련 규정 위반 소식이 전해진 시점은, 공교롭게도 신동빈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최가온의 금메달 소식이 대한민국을 감동으로 물들인 직후였다.
신 회장의 '통 큰' 7000만 원 사비 지원 미담이 훈훈함을 더하던 찰나, 야구단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은 그룹 전체의 경사에 찬물을 끼얹으며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냉정하게 말해, 이번 사태에서 구단은 철저한 ‘피해자’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습관처럼 나오는 “선수단 관리 소홀” 비판은 이번 사태에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구단은 스프링캠프 출발 전, 그리고 현지에서도 품위 유지와 관련한 교육을 철저히 진행했다. KBO에서도 공문이 나갔다. 여기에 롯데는 롯데 호텔의 5성급 쉐프를 대동시켜 롯데 선수들의 식사와 훈련에 만전을 기했다.
하지만 구단이 성인인 선수들의 사생활만큼은 24시간 감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숙소 방마다 CCTV를 달 수도, 화장실까지 따라다닐 수도 없다. 그것은 관리가 아니라 인권 유린이다.
‘프로’라는 타이틀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억대 연봉을 받고, 팬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야구 선수라면 그에 걸맞은 자기 절제는 필수다. 그라운드 밖에서의 행동 하나하나가 구단의 이미지이자 리그의 얼굴이 된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구단이 감시하지 않는 ‘사각지대’야말로 선수의 진짜 프로 의식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그런데 이들은 부여했던 그 자유를 방종으로 갚았다.
무엇보다 이들 4명은 함께 땀 흘린 동료들을 배신했다. 올 시즌 만큼은 기필코 ‘가을 야구’에 진출하겠다며 베테랑부터 신인까지 똘똘 뭉쳐 훈련에 매진하던 시기였다.
나승엽, 고승민 등 주전급 자원들의 이탈은 팀 전력 구상을 송두리채 흔들어 놓았다. 함께 땀 흘리던 동료들이 느낄 허탈함과 배신감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
몰랐다는 무지는 면죄부가 될 수 없다.팬들은 이제 실력만 좋은 선수를 원하지 않는다. 기본이 된 인성을 원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수단 전체가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당신들의 가슴에 박힌 ‘GIANTS’라는 이름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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