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은 내란" 판결 쌓인다…'우두머리' 재판 영향은

뉴시스       2026.02.16 08:00   수정 : 2026.02.16 08:00기사원문
한덕수 재판부 "尹과 추종 세력의 내란" 이상민 재판부 "尹, 김용현의 내란행위" "이전 판결 구속력 없지만 중형에 무게"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해 있다. 2026.02.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하면서 12·3 비상계엄 당시의 행위들을 헌정질서를 문란하게 한 '내란 행위'로 규정했다. 국무위원들의 행위가 '내란 가담'으로 인정된 이상, 지시를 내린 상급자의 행위는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를 피하기 어렵다는 법조계 분석이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는 '내란'이 전제돼야 성립하는 범죄다. 한 전 총리 사건과 이 전 장관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모두 12·3 비상계엄이 형법 제87조가 정한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일으킨 폭동'에 해당해 '내란 행위'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두 판결의 공통점은 비상계엄 자체를 '윤석열 등이 주도한 내란'으로 정의했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 '윤석열과 추종세력에 의한 내란'이라거나 '윤석열, 김용현 등의 내란 행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진관 부장판사가 지난해 9월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등 혐의 사건 첫 재판을 심리하고 있다. 2026.02.16. photo@newsis.com


한 전 총리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12·3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 중앙선관위 등 점거·출입 통제한 행위는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며 "12·3 내란은 국민선출 권력자인 윤석열과 추종세력에 의한 것으로 성격상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하는데 이런 형태의 내란은 이른바 친위쿠데타라도 불린다"고도 질타했다.

윤 전 대통령이 포고령을 발령하면서 적법절차에 의하지 않은 점, 다수의 군경으로 국회 및 선관위 등을 점거하고 출입 통제한 점, 다수인이 결합해 유형력을 행사해 폭동을 일으킨 점 등을 인정하면서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일으킨 폭동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전 장관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윤석열, 김용현 등의 내란 행위는 헌법이 상정한 정당한 절차를 무시한 것"이라며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 내란 행위에 대해서는 그 목적의 달성 여부와 무관하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이 소방청에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협조 지시를 하달한 것이 내란에 가담한 행위라고 판단했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 판결이 우두머리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 단전 단수 지시를 내린 적 없다"는 취지의 변론요지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KTX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중요임무 종사 등의 1심 선고 재판을 지켜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이날 이 전 장관에게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위증 등의 혐의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 했다. 2026.02.16. dahora83@newsis.com


국무위원들의 유죄 판결은 내란의 정점에 있는 윤 전 대통령에게는 치명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록 다른 재판부의 판단이 법적으로 구속력(한 재판부의 판결 내용이 다른 재판부의 판단을 강제로 묶어두는 힘)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관계와 법리 판단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에서 유죄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나아가 한 전 총리에게 구형(15년)보다 훨씬 높은 징역 23년을 선고했다는 것은 내란을 기획하고 명령한 우두머리에 대해서는 법정 최고형까지도 선고될 수 있는 강력한 양형 환경을 조성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형법 전문 김의택 성지파트너스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이 아니므로 기속력은 없으나, 한 전 총리 판결에서 내란과 국헌문란 목적이 인정됨으로써 윤 전 대통령 재판의 향방을 가리키는 사실상의 나침반이 됐다"며 "판사들이 독립하여 판결하더라도 사법부 내부의 전체적인 기류와 흐름을 거스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앞선 판사가 세운 논리를 뒤집으려면 '앞선 판단이 틀렸다'는 것도 증명해야 한다"며 "사법부 안팎에서는 이번 중형 선고가 추락한 사법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 근간을 흔든 행위에 대해 일벌백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로스쿨 교수는 "첫 판단이 이렇게 나왔으니 당연히 영향을 미친다. 항소심에서 징역 23년이 뒤집어질 확률이 없진 않지만, 내란이 아니라고 말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윤석열 재판부가 20년쯤 생각했더라도, (총리가 23년이니) 할 수 없이 23년 이상으로 올리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앞서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혐의의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의 법정형은 사형과 무기징역, 무기금고형 세 가지뿐이다.

윤 전 대통령은 최후변론에서 "(당시) 거대 야당 민주당이 국회 독재를 벌이고 헌정 질서를 붕괴시키고 국정을 마비시켜 나라가 망국의 위기에 처하도록 했다"며 "국민을 깨우는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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