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패션'이라 불리던 모피, MZ룩으로...강추위가 남긴 소비 풍경
파이낸셜뉴스
2026.02.20 16:54
수정 : 2026.02.20 16:54기사원문
퍼 자켓·퍼 코트 검색량 급증·백화점 모피 매출 상승세
"과시 아닌 실용 소비"...젊은 층 중심 수요 구조 변화
[파이낸셜뉴스] 올 겨울 유난히 거셌던 한파는 거리 풍경에도 변화를 남겼다. 롱패딩 일색이던 도심 곳곳에서 모피 외투 착용이 상당수 늘어난 것이다. 2030세대의 소비 패턴에 과시성 대신 절제된 고급스러움을 지향하는 '올드머니 룩'이 자리 잡으면서 모피 외투 구입을 실용적 보상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흐름이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20일 파이낸셜뉴스가 무신사에 요청해 확보한 검색량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월에 걸쳐 퍼 자켓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6.1%, 퍼 코트 검색량은 121.4% 뛰었다. 같은 기간 퍼 후드집업 검색량은 575.3% 급증했다.
이번 겨울 모피 소비 확산은 2030 세대의 소비 방식 변화와도 맞물린다. 고물가 국면이 이어지면서 플렉스 소비 대신 '아낄 땐 아끼고 쓸 땐 쓰는' 선별적 소비 태도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절약 브이로그나 '거지방' 등 짠테크 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외투나 난방처럼 체감 효용이 큰 영역에는 상대적으로 지출이 집중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본지가 백화점 업계로부터 확보한 거래액 데이터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모피 매출 신장률은 2023년 10%, 2024년 5%, 2025년 10%로 증가 흐름을 유지했다. 신세계백화점 모피 카테고리 신장률도 각 연도 11월부터 1월 누계 기준 2023년 18.5%, 2024년 4.2%, 2025년 29.0%로 집계됐다.
A백화점 모피 매장 관계자 신모씨는 "과거에는 중장년층 중심 소비가 뚜렷했지만 이번 겨울에는 20대 고객 유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수입 패딩 제품들보다 모피 제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20대 고객들이 트레이닝 복 위에 입는 아우터로도 선호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소비 인식 변화의 연장선으로 해석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모피는 젊은 세대에게 과시의 상징이라기보다 보온성과 활용도를 고려한 실용적 선택이나 '나를 위한 소비'로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환경성과 윤리성을 중시하는 세대 특성을 고려하면 인조 모피나 혼용 제품 중심의 수요 증가로 해석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실제 모피 소비 확대를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동물권 보호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천연 모피 소비에 대한 비판도 지속되는 추세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인조 모피나 중고 모피 등 대안을 선택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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