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을 소재로"…소방노조, '운명전쟁49' 소송 검토

파이낸셜뉴스       2026.02.20 15:18   수정 : 2026.02.20 16: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예능 ‘운명전쟁49’가 순직한 소방관의 사인을 방송 소재로 활용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9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하 공노총 소방노조)과 순직소방공무원추모기념회는 ‘순직 소방공무원의 죽음이 예능의 소재가 될 수 없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운명전쟁49’ 제작사에 순직 소방관을 소재로 활용하게 된 경위와 공식적인 사과 등을 요구했다.

소방노조는 해당 사태를 순직 소방관의 죽음을 예능 소재로 희화화한 사건으로 봤다.

노조는 법률 자문을 거쳐 사자 명예훼손 등을 근거로 한 법적 소송까지 검토 중임을 밝혔다.

지난 11일 공개된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49명의 운명술사가 망자의 사진과 생년월일, 사망 시점 등의 정보를 토대로 사인을 맞히는 미션이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철홍 소방교 사례가 소개됐다. 출연진은 사주 풀이를 통해 화재, 붕괴, 압사 가능성 등을 언급했고, 이를 지켜보던 패널들이 놀라는 장면이 연출됐다.

방송 직후 일부 시청자들은 해당 장면에 대해 고인의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희생을 예능적 장치로 소비했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제작진은 “이야기의 당사자 본인 또는 가족 등 그 대표자와의 사전 협의를 바탕으로, 이해와 동의 하에 진행됐다”라고 해명했다.

그런 가운데 고 김철홍 소방교의 여동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운명전쟁49’의 고인 모독 논란과 제작진 해명을 다룬 뉴스 영상에 “방송이 당장 중단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A씨는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정을 나누는 설 절을 앞둔 주말, 저는 심장이 쪼그라드는 아픔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으로 명절연휴 기간 내내 분통할 뿐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위험을 알고 서도 1초의 망설임 없이 화마 속으로 뛰어들어 타인의 생명을 지키고자 했던 소방관의 죽음을 두고 ‘뜨겁다’, ‘깔렸다’, ‘압사’ 등 자극적 표현을 써가며 방송하는 걸 봤다”면서 “그들이 저희 언니에게 이야기한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다시 한번 기억하기 위함이라는 허울좋은 멘트는 찾을 수가 없었다.
사탕발림 멘트로 속였다”라고 주장했다.

또 A씨는 “숭고한 희생을 유희로 전락시킨 방송사는 사과 한마디 없이 유족에게 초상권 사용 동의를 받았다는 어이없는 기자회견을 했다”며 “사고로 떠나 보낸 형제로서 분노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운명전쟁49’는 49인의 운명술사들이 모여 여러 미션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시험하는 신들린 서바이벌을 펼치는 예능으로 총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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