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도 초과 보유…코스피, 패시브 자금이 밀었다
파이낸셜뉴스
2026.02.23 06:00
수정 : 2026.02.23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금융시장이 사모신용 리스크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흔들리는 가운데 코스피는 급등세를 이어가며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 증시가 동반 약세를 나타낸 것과 달리 국내 증시는 기관 자금과 패시브 수급 유입 기대를 발판으로 상승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0일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31% 오른 5808.53p에 마감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글로벌 최대 운용사인 블랙록 계열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BlackRock Fund Advisors)’의 5% 초과 보유 공시다. 이날 SK하이닉스와 삼성전기에 대한 5% 이상 보유 사실이 공시됐고 최근에도 이수페타시스, 우리금융지주, KT&G, DB손해보험 등에 대한 지분 5% 초과 보유 공시가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일 종가 기준 5%대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삼성전기 역시 5% 넘게 오르며 반도체·IT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 기대와 함께 글로벌 자금 유입 가능성이 맞물리며 대형주 중심 랠리가 강화된 셈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외에도 조선·방산, 기계(원자력) 관련 업종이 강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오히려 국내 방산, 정유 업종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한화시스템(9.02%), 한화에어로스페이스(8.88%), 현대로템(4.52%) 등 방산주가 동반 상승했고, 에쓰오일(S-Oil, 8.75%)과 SK이노베이션(7.84%) 등 정유·에너지 업종도 강세를 보였다.
금융 업종에서는 정책 기대를 바탕으로 한 순환매가 이어졌다.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 중인 3차 상법 개정안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가능성이 중장기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최근 급등했던 증권 업종은 종목간 키 맞추기 흐름을 이어갔고,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낮았던 보험 업종으로도 자금이 이동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증시와는 대조적이다. 미국 대형 사모신용 운용사인 블루 아울 캐피털(Blue Owl Capital)의 신용펀드가 대규모 자산 매각 이후 분기 환매를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모신용 시장의 투명성과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경계심이 확산됐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간 군사적 긴장 가능성까지 부각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를 국내 펀더멘털과 수급 모멘텀이 상쇄했다”는 평가를 냈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이익 개선 기대, 정책 환경 변화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 기대, 그리고 패시브 자금 유입 신호가 동시에 작용하며 외부 충격을 흡수했다는 것이다.
코스피의 연초 이후 상승률 역시 글로벌 주요 지수를 웃도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증권, 건설 등 실적 개선 기여도가 높은 업종이 상승을 주도하고 있으며 단순 테마 장세가 아닌 이익 기반의 상승이라는 점에서 질적 차별화가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 업종은 12개월 기준 수익률이 시장 평균을 크게 상회하며 지수 상승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블랙록의 연속적인 5% 공시는 한국 시장에 대한 구조적 비중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 현물 수급이 아직 본격적인 순매수로 전환되지 않았다는 점은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관 주도의 장세가 외국인 매수 전환으로 이어질 경우 상승 추세는 한층 강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글로벌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단기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5% 공시가 이어지고 있는 점은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한국 증시 전체에 대한 패시브 자금 추가 유입으로 해석된다”며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지만 국내 증시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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