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AI, 베트남은 반도체 '굴기'… 韓기업 기회 열린다
파이낸셜뉴스
2026.02.22 18:22
수정 : 2026.02.22 18:22기사원문
AI 글로벌 허브 선언한 인도
2024년부터 1조6000억 투입
데이터센터 설립 파격 혜택에
MS·구글 등 빅테크 잇단 투자
정부 차원 SK하이닉스에 손짓
국가 반도체 전략 펴는 베트남
국영기업 비엣텔, 칩 공장 첫삽
초기 투자비 최대 50% 지원에
엔비디아·ASML 노크 줄이어
삼성에 최선단 공정라인 요청
이 공백을 메울 파트너로 AI와 반도체 모두에서 강점을 보유한 한국 하이테크 기업들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AI 글로벌 허브" 선언한 인도
22일 현지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16일부터 닷새간 뉴델리에서 열린 AI 정상회의에서 "인도를 글로벌 AI 허브로 육성하겠다"며 "인도에서 설계·개발해 세계와 인류에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인도 정부는 2024년부터 국가 차원의 종합 전략인 '인도 AI 미션'을 본격 가동했다. 5년간 총 1037억2000만루피(약 1조6000억원 규모)를 투입해 △공공 데이터 개방 △AI 스타트업 지원 △연구·개발(R&D) 보조금 △공동 GPU 클러스터 구축 등을 추진 중이다. 데이터센터 설립 기업에는 토지 제공과 전력요금 인센티브,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으며, 일부 주 정부는 법인세 감면과 전력·용수 보조금 등 추가 지원책도 마련했다.
특히 인도 내 데이터센터를 거점으로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대해 장기 세제 혜택을 제시하며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175억달러), 아마존(127억달러), 구글(150억달러) 등 글로벌 빅테크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정책 효과에 힘입어 스탠퍼드 대학교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가 발표한 '2024 글로벌 AI 활동성 지수'에서 인도는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4위였다. 2022년 12위에서 단기간에 순위를 끌어올리며 존재감을 확대했다는 평가다.
■ 베트남, 반도체 국가 전략산업 승격
베트남은 반도체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전(全)주기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설계·패키징 중심 구조를 넘어 제조 공정과 R&D까지 아우르는 '국가 반도체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16일 베트남 국영기업 비엣텔은 하노이 호아락 하이테크파크에서 27ha 규모 32나노미터(1nm=10억분의1m) 공정 기반 반도체 칩 생산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2028년 시범 생산이 목표다. 착공식에는 또럼 공산당 서기장과 팜민찐 총리 등 최고 지도부가 참석해 국가적 지원 의지를 분명히 했다.
베트남 정부는 '첨단기술 투자 지원에 관한 정부 시행령'에 따라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반도체·AI R&D 프로젝트에 대해 최대 50%까지 초기 투자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법인세 감면, 토지 임대료 인하 등 세제 혜택과 인허가 간소화, 맞춤형 행정 지원 등 비재정적 인센티브도 병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베트남 현지 R&D 협력을 확대 중이며, 인텔은 이미 호찌민 인근에서 대규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슈퍼 을'로 불리는 최첨단 반도체 장비 업체인 ASML 역시 베트남 내 공급망 확대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하이닉스에 러브콜도
인도와 베트남은 정책·예산·세제 혜택을 총동원해 AI와 반도체라는 고부가가치 산업을 키우고 있다. 값싼 노동력 중심의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기술 중심 경제로 전환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다만 전력 인프라와 최첨단 공정 기술, 고급 인재 확보 등에서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공격적인 인센티브와 글로벌 기업 유치를 통해 이를 보완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이에 현지에서는 AI·반도체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에 대한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삼성전자의 첨단분야인 최선단 공정 라인 확대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인도는 중앙·주 정부 차원에서 SK하이닉스와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 측은 "단기적 투자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AI·반도체 기술뿐 아니라 에너지(신재생·원전), 반도체 공급망,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양국의 파격적인 정책 지원이 이어지는 만큼 국내 기업의 전략적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june111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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