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전' 목동 재건축 절반 신탁 방식으로… 갈등 불씨는 남아
파이낸셜뉴스
2026.02.22 18:42
수정 : 2026.02.22 18:42기사원문
14개 단지 중 8곳 신탁사 지정
1·7단지 신탁 방식 무산 경험
업계 "조합원과의 소통이 관건"
4만7000여가구의 초대형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목동에서 총 14개 단지 중 절반 이상이 신탁사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했다. 조합 방식보다 신뢰도와 속도가 높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 다만 조합방식을 선호하는 조합원들과의 갈등 해소는 여전히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 양천구 목동 1단지와 2단지가 우리자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을 각각 사업시행자로 최종 지정했다.
'신탁 방식'은 정비사업 조합 등이 사업시행을 신탁사에 위임하는 것으로, 분양 수입의 약 2~4%를 신탁사에 지급한다. 신탁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는 사업 속도와 전문성이다. 금융그룹을 기반으로 한 신탁사들이 많은 만큼 초기 사업비 등 자금 조달의 안정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 조합 방식은 시공사 등과의 협상력이 집행부 역량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만, 신탁사는 경험과 데이터가 많은 만큼 협상 전문성도 기대할 수 있다. 비리가 적다는 점도 신탁을 선호하는 배경이다.
하지만 그간 신탁 방식의 재건축이 늘 무탈하게 진행되지는 못했던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 일대에서는 신탁사와 소유주 간 충돌이 발생해 신탁 운영진을 모두 해임하거나 신탁 계약을 해지하는 등 잡음이 잇따랐다. 조합 방식으로 선회한 단지도 여럿이다. 목동에서도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코람코자산신탁과 예비신탁사 업무협약을 맺었던 7단지는 지난해 2월 소유주 투표에서 반대표가 높아 조합방식으로 돌아섰다. 1단지도 한국토지신탁, 코람코자산신탁과 신탁사 지정을 추진했다가 모두 무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신탁사와의 갈등은 보통 소유주들이 '내 의사가 반영이 잘 안 된다'고 느낄 때 불거진다"며 "사업이 진행되며 높은 수수료 등에 불만을 가지게 될 여지가 있어 적극적인 조율과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5단지나 10단지 등 신탁사가 비교적 일찍 지정된 곳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 등 일부 주민들이 신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동 재건축 사업 관계자는 "목동에서 신탁 방식·조합 방식 비교 설명회를 연 곳은 7단지 밖에 없었다. 나머지 단지는 신탁 방식의 설명회만 진행했기 때문에 신탁사들이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의 추진 방향에 따라 신탁 방식의 성공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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