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새 관세구상 윤곽…15% 임시관세 후 301조 선별 인상
뉴스1
2026.02.26 12:21
수정 : 2026.02.26 12:22기사원문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발효된 '글로벌 관세' 종료 후 무역법 301조에 기반한 제재 관세로 전환할 방침으로 보인다.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두고 있는 신규 관세는 미 의회 승인 없이는 최대 150일 동안만 유지될 수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5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에 "현재 우리는 (모든 국가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일부는 15%로 오르고 다른 국가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시행해 온 관세 체계에 부합할 것 같다"며 "우리는 이 프로그램에 연속성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선 10%의 122조 관세를 상한선인 15%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국가에 15%로 상향할 뜻을 밝혔는데, 그리어는 15% 상향이 선별적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그리어는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불공정 무역 관행 조사가 상호관세를 대체할 새 관세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국가는 (15%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언급은 122조 관세가 아닌 별도의 정책을 의미하는데, 무역법 301조가 중심이라는 의미다.
그리어는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기존 무역 법률에 근거한 여러 조사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불공정 무역 관행을 겨냥한 무역법 301조 조사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의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무역관행 시정을 위해 상대국과 협상을 하고 양자 협의에 실패했을 경우 미국이 상대 국가에 대해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법이다. 미국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해당 업계의 청원에 의해 조사가 개시될 수 있으며, 별도의 업계 청원 없이도 USTR이 직접 조사를 시작할 수 있다.
즉 국가별로 차별적 무역관행을 조사해 각각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국가별로 관세가 달랐던 기존 상호관세를 대체한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1기 당시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301조를 발동해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통상 1년 이상 걸리는 조사 절차가 필요한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이 조사들이 5개월 안에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관세의 150일 시한을 염두에 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연합(EU)이나 베트남처럼 과거 301조 조사를 받았던 국가들의 경우, USTR이 과거 증거를 활용해 조사를 신속히 진행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그리어는 불합리 차별적 무역이 의심되는 사례로 강제노동 사용, 과잉 생산, 디지털 관련 규제, 쌀이나 수산물 등에 대한 보조금을 꼽았다. 그는 인도네시아를 예로 들어 "산업 과잉 생산 능력을 살피고 수산업 분야 등의 활동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최근 '쿠팡 사태'나 디지털 서비스 관련 입법 등이 301조 조사 과정에서 차별적 정책으로 지목돼 관세 재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그리어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선 주요 대상 국가 및 지역으로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 EU 국가들을 예로 들었다. 301조에 기반한 관세는 세율 상한이 없으며, 원칙적으로 4년인 기한도 몇 번이고 연장할 수 있다.
그리어는 이와 함께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 품목별 관세 부과의 근거가 됐던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도 시사했다.
특정 상품의 수입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관세를 부과하게 되는데, 상무부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결정할 수 있다. 현재 반도체 등에 대한 국가안보 영향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결국 대법원의 위법 판결에 대응한 트럼프 행정부의 새 관세 체계는 과도기 성격의 122조 글로벌 관세를 거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각국별 관세를 주축으로, 232조의 품목 관세 확대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셈이다.
다만 122조 관세를 10%에서 15%로 인상하는 방안에는 아직 불명확한 부분이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국가에 15%로 인상한다고 했었지만 그리어는 '일부' 국가라고 언급했다.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10% 일괄 관세는 24일 0시 1분을 기해 발효됐다.
15% 인상 시기나 기존 무역 합의와의 충돌 논란 등도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EU나 일본, 한국 등 주요 협정 체결 국가들은 기존 무역 합의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새 관세 체제에서 기존 합의보다 자국이 불리해져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리어는 백악관이 "적절한 경우"에 이를 15%로 인상하는 포고령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법원이 관세를 무력화하기 전, 많은 국가가 18%, 19%, 20%의 미국 관세를 받아들이기로 이미 합의했었다. 그러니 15%로 올라가는 것은 (임시로나마) 이전 합의보다 오히려 더 나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절한 경우"에 대해선 "며칠 내로(In coming days)"라고 재차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이 지시를 내렸고 그 모든 것이 현재 준비 중"이라며 "(새 관세가 150일간 지속되는 동안) 우리는 다른 조사와 수단을 동원해 적절한 관세율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어는 '122조 기반의 15% 관세가, 현재의 최혜국대우(MFN) 품목들과 그 세율을 고려할 때 결과적으로 EU와의 무역 협정을 깨뜨리게 되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포고령이 발표되면, 다시 출연해 그 조치가 협정이 체결된 다른 국가들을 어떻게 수용하고 조율하는지 설명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EU와 일본 등은 무역합의를 통해 기존 관세에 상호관세를 더해 총 15%의 관세를 적용받았지만, 122조 관세가 15%로 확대되면 기존 관세에 일괄 15% 관세가 추가로 부과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합의 이전에 일본과 EU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아 MFN을 적용받아도 실효 세율은 약 3.3%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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