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만 가는 피아노 동생도 보내요” 기본소득 효과 꿈틀
파이낸셜뉴스
2026.02.26 17:00
수정 : 2026.02.26 1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첫째 아이만 예체능 학원 보내는데 동생도 같이 보낼 수 있어요.”
26일 전북 장수군청에서 열린 ‘제1호 농어촌기본소득 전달식’에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사용계획을 묻자 세 자녀를 둔 박해진씨(41)는 이같이 말했다. 피아노·태권도 학원에 보내고 싶었지만 학원비가 부담이었던 터라 기본소득은 지역 내 교육비로 쓰겠다는 것이다. 장수군 자영업자 기대감도 커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어촌 기본소득을 첫 지급했다고 밝혔다. 시범사업 대상 10개 군(郡)은 27일까지 지급 대상 주민에게 15만원 기본소득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다. 송 장관은 제1호 기본소득 지역사랑상품권을 직접 전달하기 위해 장수군을 방문했다. 노홍석 전북도 행정부지사, 최훈식 장수군수를 비롯해 전국 최연소 이장인 정민수 이장(28), 청년 농업인 안태환 푸르밍 대표 등 주민 100여명이 참석했다.
기본소득 지급에 발맞춰 장수군에는 작은 변화가 불고 있다. 장수군 인구는 기본소득 시범사업 선정 전인 지난해 11월 2만445명에서 올 1월 2만1015명으로 57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 역시 676개소에서 726개소로 50개소가 늘었다. 현재 30일 거주요건 충족한 장수군민 2만922명 중 90.5%인 1만8929명이 기본소득 신청을 완료했다. 군민들이 기본소득을 이유로 전입을 하고 창업을 시작하는 셈이다.
장수군 인구가 늘어난 것은 30년 만이다. 이정우 장수군 부군수는 “1995년 이후 지속된 인구 감소와 위축된 지역 상권이 기본소득 도입 이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애 장수군 농산업정책과장은 “새로 창업하는 분들 중 기존 군에 없던 것들이 있다”며 “삼성전자 판매점, 미용원, 피자가게 등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50대 이상 인구가 서울, 경기 쪽에서 귀농귀촌을 목적으로 전입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늘어난 570명 중 30%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군민들은 기본소득 지급을 환영하면서도 노인 인구가 많은 면(面)에서 생활권별 사용처 제약에 대해선 개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봤다. 농식품부는 찾아가는 ‘이동장터’ 사업 등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이장은 “(면에선) 농협 하나로마트, 주유소, 편의점을 합산해 최대 5만원을 사용할 수 있다. 10만원 정도로 늘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인구소멸 위기를 언급하며 “정부에선 마지막 실험이라고 생각하면서 섬세하게 설계하고 있다. 지금은 초기라서 불편한 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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