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비·기술유출 논란 속… 산업부, 한전-한수원 국제중재 국내 이관 권고

파이낸셜뉴스       2026.02.27 11:40   수정 : 2026.02.27 11: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UAE 바라카 원전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 공사비 정산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수력원자력이 한국전력을 상대로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제기한 국제중재를 국내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이관하도록 공식 권고했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제29차 적극행정위원회를 개최해 권고 이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와 주요 쟁점을면밀히 검토하고 이를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권고안은 단순히 중재기관을 변경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전과 한수원이 정기 협의체를 구성해 분쟁의 근본적 합의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권고안의 이행 여부는 각 기관 이사회 심의·의결 등 내부 절차를 거쳐 자율적으로 결정된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해 5월 바라카 원전 공기 연장 및 추가 역무 수행에 따른 비용을 청구하기 위해 한전을 상대로 LCIA에 중재를 신청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공공기관 간 국제중재로 과도한 소송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중재 과정에서 원전 관련 민감 기술이 해외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산업부는 국내 중재로 전환할 경우 비용과 기간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절감 규모에 대해서는 "변호사 비용 등이 실적 베이스로 집행되는 구조여서 정확한 금액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기간이 길어질수록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를제한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권고' 형식을 택한 것은 공공기관운영법상 자율경영 원칙에 따른 한계 때문이다. 산업부는 "공운법 제3조에 따라 정부가 공공기관 경영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적"이라며 "행정절차법상 가능한 권한 범위 내에서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합의 과정에서 배임 책임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쟁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이 중재를 신청한 배경 자체가 배임 책임을 피하기 위한 측면이 있었던 만큼, 절차 변경이나 기대이익 감소가 또 다른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산업부는 법제처 유권해석과 외부 법률자문 등을 거쳐 법적 리스크를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라카 원전 4·5기는 상업운전에 들어갔지만 공식 준공 절차는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로, 한전과 UAE 발주처 간 정산 협의는 계속 진행 중이다.

문신학 차관은 "공직자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할 일을 할 수 있게, 기관장이 확실히 책임지라는 국무회의 지시에 따라 적극행정 활성화 및 공무원 보호방안을 완비했다"며 "담당 공직자들이 불필요한 법적 리스크나 책임 추궁에 대한 두려움 없이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보호·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창희 원전전략기획관도 "이번 산업부의 권고를 계기로 한전과 한수원이 그간의 갈등 관계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와 해외 파트너로부터 신뢰받는 사업자로서 위상을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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