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꿈인가요?" 100만 달러짜리 신기루… 삼성 매닝, 라팍 밟지도 못하고 '짐 싼다'

파이낸셜뉴스       2026.03.01 09:30   수정 : 2026.03.01 09:30기사원문
정규시즌 0경기 출장, 오키나와 평가전이 마지막 된 메이저리거
원태인 부상과 겹쳐 삼성 마운드 '초비상'



[파이낸셜뉴스] 삼성 라이온즈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메이저리그 50경기 선발' 출신의 새 외국인 투수 맷 매닝(28)이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마운드는 단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채, 그의 KBO리그 커리어는 '공식 경기 0회 등판'이라는 황당하고도 씁쓸한 기록으로 남게 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4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스프링캠프 평가전이었다.

선발 등판해 구위를 점검하던 매닝은 갑작스러운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단순한 뭉침이나 피로 누적이길 바랐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26일 급거 귀국한 매닝은 국내 무려 네 곳의 병원을 돌며 정밀 검진을 받았다. 구단 측에서도 어떻게든 일말의 희망을 찾고자 교차 검증을 진행한 것이지만, 결과는 '인대 손상에 따른 수술 불가피'라는 만장일치 소견이었다. 결국 삼성 구단은 28일 "올 시즌 정상 투구가 불가능해 교체가 불가피하다"며 결별을 공식화했다.

팬들의 허탈감이 극에 달한 이유는 그를 향한 기대치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매닝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활약했던 거물급 투수다. 지난해 12월,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인 100만 달러를 꽉 채워 안겨줄 만큼 삼성이 올 시즌 명가 재건을 위해 야심 차게 준비한 에이스 카드였다.



강력한 구위로 KBO리그를 폭격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제 인터넷 커뮤니티의 '만약에'라는 탄식으로만 남게 되었다. 매닝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미리 주문했거나, 그의 활약을 기대하며 시즌권을 끊은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문제는 매닝 한 명의 이탈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은 최근 토종 에이스 원태인마저 팔꿈치 통증으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하차하는 악재를 맞았다. 1선발 역할을 해줘야 할 외국인 에이스가 짐을 싼 상황에서, 국내 1선발마저 개막 로테이션 합류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 삼성 프런트의 발등에는 그야말로 큰불이 떨어졌다. 구단 관계자는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을 신속히 추진 중"이라고 밝혔지만,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현재 쓸만한 외국인 투수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미국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밀려나는 선수를 노려야 하지만, 당장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하기엔 적응 시간 등 여러 리스크가 따른다.

100만 달러의 화려한 코리안 드림은 단 한 번의 연습경기와 함께 허공으로 흩어졌다.

시작도 전에 닥친 거대한 암초 앞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야구팬들의 우려 섞인 시선이 쏠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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