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제2 오일쇼크’ 오나…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엄습
파이낸셜뉴스
2026.03.01 18:13
수정 : 2026.03.01 18:12기사원문
세계 경제 후폭풍
공급망 마비에 최악 인플레 우려
국제유가 요동… 3% 이상 폭등
‘에너지 안보’ 직면 AI에도 타격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습, 이에 맞선 이란의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 봉쇄 선언이 세계 경제에 '경기 침체 속 물가상승(스태그플레이션)' 먹구름을 몰고 오고 있다.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처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치솟는데 성장은 멈추는 '악순환의 굴레'에 진입할지 모른다는 공포가 금융 시장을 엄습하고 있다.
에너지 대란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발 감원 공포가 시장을 압박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해협 봉쇄가 얼마나 갈지는 불확실하지만 시장 불안심리를 자극해 유가가 뛰고 있다. 이미 공습 전 2.5% 안팎 상승한 국제유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3% 넘게 더 뛰었다.
모하메드 엘 에리안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최악의 공급 충격'이라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지고, 고금리가 고개를 들면서 실물경제가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표 증시 강세론자도 비관으로
인공지능(AI) 불안감으로 흐름이 좋지 않은 뉴욕 증시에도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이미 지난달 27일 공개된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에서 관세 충격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음이 확인돼 올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는 없을지 모른다는 비관론 속에서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급등은 이를 기정사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증시에는 비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UBS 글로벌 자산관리 최고투자책임자(CIO) 마크 해펄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 기업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다면서 증시가 단기적으로 5~10%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표적 낙관론자인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미국주식전략부문 총괄도 비관으로 돌아섰다. 그는 에너지 가격 상승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게 만들고 제조원가를 높인다면서 수요 위축과 생산비 상승으로 결국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운송·제조·유통 부문의 타격이 가장 크고, 기술주 역시 고금리에 따른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야데니 리서치 대표인 에드 야데니는 1970년대식 오일쇼크가 재연될 위험이 있다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금리 인상은 증시에는 치명타이다. 위험회피 성향이 높아지면서 국채, 금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AI, 비용 폭증 직면
오일쇼크는 '전기 먹는 하마' AI 데이터센터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증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AI는 이미 증시를 끌어내리는 악재로 돌변했다. AI에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란 공포가 '시트리니 보고서'로 증폭된 가운데 AI로 타격을 입을 소프트웨어, 금융, 부동산 등 각종 업종 주가가 급락했다. 거기에 더해 에너지 대란 속에 AI가 또 한번 증시를 끌어내릴 전망이다.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 속에서 유가 급등이 부를 전기료 상승은 AI 서비스 운영비용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마진도 압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미국 주식전략 총괄 사비타 수브라마니안도 시장이 그동안 AI의 장밋빛 미래만 봤지만 이제는 '에너지 안보'라는 현실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이 통제 불능이 되면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고비용 AI 프로젝트들이 좌초할 수도 있다고 비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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