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외면받은 저신용자, 대부업 내몰려

파이낸셜뉴스       2026.03.01 18:24   수정 : 2026.03.01 18:24기사원문
30곳중 절반만 600점 이하 대출
잠재적 부실 위험 판단 창구 폐쇄
대부업 신규 신용자수 2만명 늘어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가운데 신용평점 600점 이하 차주에게 대출을 내주는 곳은 절반에 그쳤다.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저신용자들이 사실상 대부업으로 밀려나는 풍선효과가 심화되고 있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주요 저축은행 30곳 중에서 신용평점 600점 이하(KCB 기준)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주는 곳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 같은 흐름은 3년째 지속되고 있다. 600점 이하 신용대출 취급 저축은행은 2023년 2월 20곳에서 2024년에는 15곳으로 줄었고, 올해도 SBI, OK, 웰컴, 페퍼, 신한, KB, 우리금융, JT 등 15곳이 이를 유지하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건전성 기준 강화로 저축은행의 리스크 허용 폭이 줄어들면서 600점 이하 고객군을 받는 곳이 확대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500점 이하 구간에서는 시장이 더 닫혀 있다. 이달 기준으로 이를 취급하는 곳은 JT, OK, 우리금융, 웰컴 등 7곳에 불과하다. 대다수 저축은행은 500점 이하 고객을 '잠재적 부실 위험'으로 분류해 대출창구를 닫아두고 있다.

저축은행이 저신용자 대출을 꺼리는 이유는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강화된 대출규제와 고금리 기조에 따라 연체율 관리가 시급한 때문이다.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큰 저신용층이 가장 먼저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전 금융권의 신용대출은 전월 대비 1조7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제2금융권에서 2조4000억원 급증했지만 저축은행 증가액은 3000억원에 머물렀다.

문제는 제도권 문턱이 높아지면서 취약차주가 대부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위 대부업체 30곳의 지난해 4·4분기 신규대출 금액은 7955억원으로 2022년 2·4분기(1조243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1년 전(6468억원)보다 23%, 직전 분기(7366억원)보다는 8% 증가한 수치다. 제도권에서 밀려난 저신용자들이 대부업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입 인원도 늘었다. 6만명대 머물던 신규이용자는 지난해 3·4분기 7만8991명에 이어 4·4분기에는 8만7227명으로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하는 저축은행의 문턱이 높아지면 저신용자들은 불법 사금융이나 대부업체로 몰릴 수밖에 없다"며 "취약차주의 접근성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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