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품귀에 ‘부르는 게 값’… 약국별 최대 18만원 차

파이낸셜뉴스       2026.03.01 18:30   수정 : 2026.03.01 18:30기사원문
5.0㎎ 최저 37만원서 55만원까지
재고 확보한 약국 웃돈 얹어 판매
서울 외곽·대전으로 원정구매도
이달 중 물량 공급 정상화 전망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를 둘러싼 품귀 현상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같은 약인데도 약국마다 가격이 십수만원 차이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설 연휴를 전후로 수급 불안이 절정에 달한 가운데 치료 초기 단계에서 주로 쓰이는 저용량 2.5㎎·5.0㎎ 제품은 서울 시내 주요 약국에서 재고를 찾는 것 자체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1일 의약품 데이터 분석 플랫폼 BRP인사이트에 따르면 마운자로 프리필드펜주 5.0㎎의 수급 지수는 1월 5주차부터 2월 3주차까지 연속으로 '불안' 상태다.

2월 3주차에는 전국 약국에서 627건의 입고 신청이 들어왔지만, 실제 발송된 물량은 단 두 건에 그쳤다. 이른바 '비만약 성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5가·종로3가 일대 대형 약국 입구에는 '마운자로 전 용량 품절'이라는 안내문이 나붙었고, 일부는 설 연휴 전 예약 고객에게만 제한적으로 판매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약을 구하지 못한 환자들의 발길은 서울 외곽과 대전 등 지방 약국으로까지 이어지며 '원정구매'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재고를 확보한 일부 약국은 부족한 공급을 틈타 가격을 대폭 올리고 있다.

실제 마운자로 5.0㎎ 기준, 한때 최저 37만원에 살 수 있었던 제품이 최근 일부 약국에서는 55만원에 팔리고 있다. 재고가 남아 있는 곳에서는 박스당 2~3만원의 웃돈을 당연하게 붙이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동일 용량의 같은 제품을 놓고도 약국마다 최대 13만원까지 가격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일부 약국에서는 "3월 중 물량이 다시 들어오긴 할 텐데, 그때는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안내까지 내놓고 있다.

5.0㎎은 마운자로 치료 과정에서 본격적인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구간인 동시에 부작용이 비교적 적어 처방이 가장 집중되는 용량이다. 재고를 구하지 못한 환자들 사이에서는 "5.0㎎ 대신 7.5㎎으로 처방받아 왔다", "이 참에 더 저렴한 위고비로 갈아탔다", "일본에 가서 처방받아 오고 싶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제조·공급사인 한국릴리는 "연초부터 비만 치료를 시작하려는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한 데다, 설 연휴로 인한 글로벌 생산·출하 일정 조정으로 일부 물량 공급이 일시 지연됐으나 3월부터 정상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중 글로벌 생산·물류 일정이 정상화되면 수급 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마운자로에 대한 수요 자체가 꺾이지 않는 한, 공급이 회복되더라도 가격이 현재 수준보다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비급여 의약품인 마운자로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라 가격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구조적 문제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한국릴리 측은 판매처 마다 다른 마운자로 가격에 대해 "국내법상 의약품 소비자 가격은 각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제조사가 이를 제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