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만원 리조트 특가 상품, 실제 비용은 115만원?

파이낸셜뉴스       2026.03.01 18:32   수정 : 2026.03.01 18:32기사원문
fn·한국소비자원 공동기획
상품 구매 총금액 처음엔 숨기고
결제 진행단계서 추가비용 공개
‘순차공개 가격책정’ 적발시 과태료

#1 직장인 A씨는 여행플랫폼 애플리케이션에서 해외 리조트 이용권을 검색하다 71만원짜리 '특가' 상품을 발견했다. 매우 저렴한 가격이라고 판단해 곧바로 결제를 마쳤다. 하지만 여행 출발을 앞두고 예약확정서를 다시 확인하던 중 깜짝 놀랐다.

A씨는 결제금액 하단에 '기타 현장결제금액 44만원'이라는 문구를 발견했다. 곧바로 플랫폼에 문의하자 최초 "결제 시에도 안내가 돼 있던 금액"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알고 보니 최종 결제단계에서 작은 크기와 흐린 색으로 현장결제금액이 별도로 부과된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A씨가 "정보제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요구하자, 플랫폼은 위약금 35만원을 부과하겠다고 했다.

#2 B씨는 국내선 항공권을 예약하기 위해 여러 항공사 홈페이지를 비교한 끝에 가장 낮은 운임이 표시된 날짜를 선택했다. 하지만 결제 단계로 넘어가자 공항시설 이용료와 유류할증료가 추가돼 최종 결제금액은 처음 검색 화면에서 본 가격보다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이미 결제 직전 단계까지 온 상황이라 돌이키기도 번거로웠다. B씨는 하는 수 없이 결제를 진행했지만 분을 가라앉히기 어려웠다.

1일 한국소비자원 시장조사국 시장감시팀에 따르면 이 같은 사례는 다크패턴의 한 유형인 '순차공개 가격책정'에 해당한다. 순차공개 가격책정은 상품 구매에 필요한 실제 총금액을 처음에는 숨기고, 결제 절차를 진행하면서 추가 비용을 단계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이다.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인한 뒤 세금, 수수료, 현장결제금액 등을 뒤늦게 드러내 최종 결제금액을 높이는 구조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상품 간 정확한 가격 비교가 어려워지고, 시간에 쫓겨 결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금액을 인지하지 못한 채 거래를 마치기도 한다. 특히,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의 경우 숙박 요금을 표시할 때 세금·청소비 등을 제외했다가 결제 단계에서 추가하는 사례가 많다.

전자상거래법은 순차공개 가격책정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재화 등의 가격을 표시·광고하는 첫 화면에 소비자가 필수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총금액을 모두 포함해 안내해야 한다는 취지다. 불가피하게 일부 금액을 제외하는 경우에도 그 항목과 사유를 소비자에게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올 7월 21일부터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해외에서는 보다 강력한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호주에서는 이미 지난 2014년 경쟁소비자위원회(ACCC)가 항공사들이 초기 광고에서 낮은 '헤드라인 가격'을 제시한 뒤 결제 단계에서 필수 수수료를 추가한 행위를 문제 삼아 연방법원에 제소했고, 법원은 총 약 6억5000만원(74만5000호주달러)의 벌금 부과를 판결한 바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실태조사와 개선 권고를 통해 사업자가 총 결제금액을 초기 화면에 함께 표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하거나 계약을 체결할 때, 최초 표시되는 금액과 최종 결제금액이 동일한지 확인하고 결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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