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려도 남는다"... 끝없는 '짝퉁과의 전쟁'

파이낸셜뉴스       2026.03.01 18:40   수정 : 2026.03.01 19:44기사원문
상표권 침해 5년간 1만건 적발
집행유예·벌금 그쳐 반복 경향
"경제적 제재·기술적 대응 병행"



위조 상품 유통과 가짜 상표 부착 등 상표권 침해 범죄가 최근 5년 간 1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처벌 수위에 비해 범죄 수익이 크다는 인식, 지식재산권 침해를 비교적 가볍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짝퉁과의 전쟁'이 장기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범죄 수익보다 적발 시 손실이 훨씬 크다는 신호를 제도적으로 분명히 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높은 수익성과 낮은 죄의식 '원인'


1일 파이낸셜뉴스가 경찰청에 요청해 받은 '최근 5년 상표법 위반 발생 및 검거 현황'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상표법 위반 발생 건수는 총 1만1517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검거 건수는 1만822건, 검거 인원은 1만2214명에 달했다. 단순 환산하면 연평균 약 2300건이 발생한 셈이다. 상표권 침해가 일회성이 아닌 '상시적 범죄'로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1월 서울 광진경찰서가 적발한 사건을 보면 분업화 구조도 두드러진다. 해외에서 가짜 명품 시계와 운동화를 들여와 국내에 유통한 업자, 의류에 가짜 상표를 부착해 판매한 업자, 택배기사·시계 조립상·가짜 명품 라벨 판매상·자수 업체 사장 등이 줄줄이 검거됐다. 이들이 약 5년 간 위조 상품을 판매해 얻은 부당이익은 35억원대다.

이런 유형의 범죄가 줄지 않는 배경으로는 '높은 수익성'과 '낮은 죄의식'이 동시에 거론된다. 김경환 저작권 전문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의식(수준)이 낮아 절도보다 상표권 침해를 경미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처벌을 강화해 상표법 위반 시 경제적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인식을 충분히 심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행 상표법은 위반 시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지만 양형 단계에서는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제 처벌과 기술적 대응 '동시에'


전문가들은 형사처벌 강화와 징벌적 손해배상 등 경제적 제재와 기술적 대응을 병행하지 않으면 범죄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상표법 위반 시 적어도 10년 이하의 징역과 5억원 이하의 벌금이 선고될 수 있도록 양형 기준을 상향하고, 배상액 수준을 손해액의 5~10배로 책정하는 등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AI 기반 판별 시스템을 통관 단계에 적극 활용해 위조 상품을 사전에 걸러내고 적발 시 강력한 몰수·추징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온라인 플랫폼 책임 강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승우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등 온라인 환경에 특화된 상표권 보호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며 "소비자 피해 구제 절차를 보완하고 집단소송 등 실효적 구제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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