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자택 매각이 던진 메시지
파이낸셜뉴스
2026.03.01 18:57
수정 : 2026.03.01 18:57기사원문
전직 대통령의 사저가 매물로 나올 때마다 사들이는 특이한 행보 때문이다.
실제로 홍 회장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를 67억5000만원에 사들였고, 2021년에는 공매로 나온 이명박 전 대통령의 논현동 집을 111억5600만원에 낙찰받았다. 당시 건물 지분의 50%, 토지 면적의 66%를 낙찰받은 것인데 나중에 이 전 대통령이 돈을 더 줄 테니 되팔라고 했지만 홍 회장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위를 살짝 넓히면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도 거래를 한 적이 있다. 전 전 대통령의 장남인 전재국씨가 소유했던 연천 '허브빌리지'가 당시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해 매물로 나왔는데 이를 인수한 것이 마리오아울렛이었다.
'회장님의 특이한 취미' 정도로 가끔씩 회자되던 홍 회장의 이름이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대형 커뮤니티에 등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분당 자택을 매물로 내놨다는 뉴스가 나오면서다. 벌써부터 홍 회장이 인수하지 않겠느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다만 이번에는 전직 대통령 사저 매입 때와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집을 파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시장은 반드시 정상화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대통령의 자택 매각 결정을 일종의 '배수의 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본인은 거주하지도 않으면서 왜 분당 집을 팔지 않느냐'는 비아냥을 일축하고, 부동산 정책의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이다. 대통령이 집을 팔면 자신도 집을 팔겠다던 야당 대표도 곤란하게 됐다. 특히 과거 정부에서 직(職)보다 집을 택하며 정책동력을 약화시켰던 사례들을 생각해보면 대통령의 자택 매각 결정은 지금까지 부동산 시장에 던졌던 어떤 발언보다 강력한 메시지다. 다주택 당국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궁금해진다.
이 대통령은 올 들어 X(옛 트위터)를 통해 부동산 시장에 여러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핵심은 다주택자가 보유한 투자·투기용 주택을 팔라는 것이다. 집은 기본적으로 주거의 수단이라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다. 다만 여전히 상당수의 다주택자들은 눈치를 보는 중이다. '세금 조금 더 내면 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전세를 전월세로 바꿔 세금을 충당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공공연하게 거론될 정도다. 5월 9일 이후에도 매물이 나올 것이냐는 부동산 정책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달 26일 X를 통해 '5월 9일이 지났는데 매각한 것보다 버틴 것이 더 유리하게 되면 부동산 시장은 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없다'며 경고의 메시지를 다시 한번 보냈다.
사실 다주택자들이 버티는 것은 과거 정부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정책적 압박이 있었지만 집을 파는 것보다 보유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큰 이득이었기 때문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집값 급등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했다. 다만 대통령이 무주택자가 되는 것을 선택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은 과거에 학습한 적이 없다. 이번 결정으로 부동산 정책이 더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아무튼 대통령은 퇴임 후 돌아갈 집까지 내놨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건설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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