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오르고 지지층 균열 조짐… 출구 전략 고민커진 트럼프

파이낸셜뉴스       2026.03.04 18:14   수정 : 2026.03.04 18:41기사원문
뉴욕증시 하락 등 금융시장 ‘흔들’
유가급등에 시장 우려 차단 고심
美 군사개입에 마가 진영 거부감
중간선거 앞두고 정치적 압박 커져



【파이낸셜뉴스 뉴욕·서울=이병철 특파원 박종원 기자】 중동 전쟁이 나흘째 이어지고 이란군의 저항과 반격이 거세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복합적인 압박에 직면했다. 국제유가 급등과 시장 불안으로 경제적 부담이 커진 데다 전쟁의 출구전략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모양새다. 미국 내 반전 여론이 고개를 들고,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에서도 입장 차가 드러나고 있다.

영국·스페인 등 동맹국들과의 관계도 미묘한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미국·이스라엘과 나흘 넘게 공습을 주고받은 이란 정부는 아직 첨단무기는 꺼내지도 않았다며 계속 저항하겠다고 경고했다.

■"첨단무기는 꺼내지도 않았다"며 장기전 의사 밝힌 이란

이란 국방부는 3일(현지시간) 국영 IRNA통신을 통해 "우리는 적들이 선포한 전쟁계획보다 더 오래 방어하고 공격적 방어를 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가진 첨단 무기와 장비를 처음 며칠 만에 모두 전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를 만나 이란의 해군과 공군이 무력화됐으며, 레이더도 무력화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이 "중·상급 무기를 무제한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토마호크 미사일 등 미국이 보유한 탄약 비축량이 급감하고 있다며 분쟁이 길어지면 트럼프의 선택지가 줄어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은 2일 밤부터 3일 새벽까지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등을 동원,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국대사관을 공격하는 등 보복공격을 이어갔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3일 새로운 미사일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상대로 일제 공격에 나섰다고 밝혔다. IRGC는 "우주군이 다수의 미사일과 드론으로 점령지(이스라엘을 지칭)의 심장을 겨눌 것"이라고 밝혔다.

흔들리는 금융시장도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장 초반부터 2% 넘게 하락했다. 원유 가격은 약 7% 폭등했고, 미국 국채 가격도 소폭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가 잠시 오를 수 있다"며 일시적 현상임을 강조하면서 "미 해군이 가능한 한 빨리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호송을 시작할 것"이라며 시장 안정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에게 유가 상승은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며 불확실한 세계 경제 환경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마가 분열·동맹 갈등 확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 진영도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고립주의 성향이 강한 이들은 국제문제 개입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보수 논객 터커 칼슨은 미군 공습 직후인 1일 ABC방송에 출연, 이번 작전을 "역겹고 사악하다"고 비판했다. 보수 언론인 메긴 켈리도 "우리 정부의 임무는 우리 자신을 돌보는 것이다. 이번 전쟁은 이스라엘의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동맹국들과의 갈등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이 미국의 이란 공격에 자국 군기지 사용을 불허하자 무역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스페인은 "기지 사용을 위해 미국과 체결한 협정은 국제법 틀 안에서의 작전만 허용한다"며 반발했다.
트럼프는 영국에 대해서도 "만족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미국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영국에 차고스제도의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사용을 요청했지만 키어 스타머 총리는 국제법 위반 소지를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이후 1일 기지 사용을 허가했으나 트럼프는 스타머 총리가 기지 사용을 늦게 허가한 것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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