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폭행" 이별 통보한 전 여친 집 찾아가 흉기 휘두른 20대
파이낸셜뉴스
2026.03.08 09:12
수정 : 2026.03.08 14: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데이트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결별을 선언한 전 연인의 자택에 침입해 흉기를 휘두른 20대 남성의 끔찍한 범행이 발생했다. 법원의 접근금지 조치와 경찰의 스마트워치 제공이 있었음에도 참극을 막지는 못했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살인미수와 상해 등의 혐의로 민모 씨(21)를 긴급 체포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와 관련해 6일 JTBC '사건반장'에는 해당 사건의 구체적인 범행 당시 사연이 공개됐다.
범행 당일 A 씨는 자신의 원룸 안에서 지인과 함께 일행을 기다리던 중이었으며, 이때 배달원이라고 신분을 밝힌 한 남성이 “배달 왔다”며 인터폰을 호출했다. A 씨는 음식을 시킨 사실이 없다며 1층 공동 현관문을 열지 않았으나, 해당 남성은 지속적으로 인터폰 벨을 눌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합류하기로 한 일행이 ‘거의 다 왔다’고 연락을 취해왔고, A 씨는 이들인 줄 착각해 현관문을 열어줬지만 그 앞에는 민 씨가 대기하고 있었다. 민 씨가 배달원을 가장해 음성을 변조한 뒤 인터폰을 조작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황급히 출입문을 닫으려 시도했지만, 민 씨는 열린 틈 사이로 손을 집어넣으며 강제로 내부로 침입했다.
실내로 진입한 민 씨는 집기를 집어 던지며 소란을 피웠고, A 씨와 곁에 있던 지인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했다. 심지어 주방에 놓여 있던 흉기를 집어 든 채 “다 같이 죽자”며 A 씨를 향해 협박을 가했다.
A 씨의 지인은 A 씨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민 씨를 베란다 쪽으로 유인했으나, 민 씨는 이 지인의 배 부위를 흉기로 수차례 가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민 씨는 뒤이어 현장에 당도한 A 씨의 다른 일행 2명 가운데 1명을 향해서도 흉기를 사용해 상해를 입혔다.
지인이 출혈을 일으키며 몸싸움을 벌이는 틈을 타 A 씨는 다급히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민 씨는 출동하는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가 인접한 건물로 뛰어넘어 피신한 후 택시를 잡아타고 도망쳤다. 경찰은 곧바로 전국 시도경찰청 단위의 공조 수사를 의뢰했고, 수 시간 만에 충북 청주 인근 고속도로에서 그를 발견한 뒤 긴급 체포했다.
A 씨는 민 씨와 작년 12월 무렵부터 약 2개월 동안 연인 관계를 유지하다가 이별했다. 관계를 정리한 지 2~3주께 지났을 시점에 이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민 씨는 사귀던 시절부터 심한 집착 증세와 함께 폭력성을 표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를 향해 주변 남성들과의 소통을 단절하라고 강요하는가 하면, 직장 내 남성 상사와의 공적인 연락조차 차단했다. 심지어 A 씨의 상사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회사를 못 다니게 하겠다’며 협박하기도 했다.
“매일 맞아 힘이 들었다”는 A 씨는 결국 이별을 통보했다. 격분한 민 씨는 A 씨의 뺨을 후려치거나 머리카락을 움켜쥐는 등 폭행했고 급소를 노려 때리기도 했다.
지난달의 경우 “도망가지 못하게 하겠다”며 A 씨의 발목 부위를 주먹으로 수차례 가격해 인대를 끊어지게 만들었으며, 흉기를 쥔 채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며 A 씨를 위협한 사실도 드러났다. 사건 발생 당시 그는 ‘같이 죽자’며 A 씨의 목을 강하게 졸라 의식을 잃게 만든 뒤 심폐소생술을 통해 깨워냈고, 정신이 들자마자 재차 구타를 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지속적인 구타 탓에 청각에 문제가 생겼음을 인지했지만, 민 씨는 자신의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의료기관 방문조차 통제하며 추가적인 폭력을 행사했다. 이로 인해 A 씨는 고막이 찢어지고 경추가 틀어지는 등 심각한 상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경찰에 신고해 민 씨의 접근금지 명령을 받아냈고, 스마트워치도 지급받았다. 하지만 민 씨는 A 씨에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며 계속해서 보복 문자를 보냈고 범행을 저질렀다.
민 씨는 A 씨와 만나기 전 사귀었던 다른 여성에게도 교제 폭력을 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이번 사건을 겪은 뒤 신체 떨림과 구역질을 동반하는 등 심각한 불안 장애를 호소하고 있으며, 여기에 자해 행동을 보일 만큼 막대한 트라우마에 시달려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병행하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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