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동리스크발 변동성 확대에도 서학개미(해외증시 투자자)들은 여전히 반도체와 한국증시 관련 레버리지 상품들을 사들이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면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은 더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반도체·한국증시 레버리지에 '올인'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주 동안(3월2일~3월6일) 해외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1·2위 종목은 반도체지수와 한국증시 지수를 3배 따라가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1위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종목코드 SOXL)로, 1주 만에 10억2235만달러(약 1조5181억원)를 사들였다. 거래대금도 압도적이다.
순매수 2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MSCI 사우스코리아 불 3X 셰어즈 ETF(KORU)'로 1억3421만달러(약 1993억원)를 사들였다. 해당 상품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산출하는 'MSCI 코리아 25/50 지수' 등락률을 3배로 추종하는, 한국증시를 역직구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또 다른 한국증시 역직구 ETF인 '아이셰어즈 MSCI 사우스코리아 ETF(EWY)'도 1870만달러(약 277억원)사들여 순매수 12위에 올랐다.
■지수보다 10배 떨어져
그러나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서학개미가 사들인 종목들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상 물타기 전략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SOXL의 경우, 지난 달 26일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달 25일 71.86달러였던 가격이 이달 47.89달러로 33.35% 급락했다. 나스닥지수가 같은 기간 3.3%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지수대비 10배 가량 빠진 것이다.
한국증시 역직구 레버리지 ETF 수익률도 처참하다. 한국증시의 등락률을 3배 따라가는 KORU의 경우 지난 달 27일 630달러에서 이달 6일 348.36달러로 44.7% 급락했다. 이달 3일과 5일에는 하루에 각각 31.10%, 18.46% 급락세를 보이며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나기도 했다. 코스피지수가 같은 기간 6244.13에서 5584.87로 10.55% 빠진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더 손실이 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높은 장일수록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은 더욱 커진다고 경고한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환율과 수입 물가 경로를 통해 충격이 증폭될 수 있다”라며 “중동 지정학 긴장이 고조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에 수반되는 강달러 압력이 나타나며 한국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자본 유출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음의 복리 효과가 두드러질 수 있다”라며 “매매가 잦은 투자자라면 평가 손실과 거래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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