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서 울려퍼질 BTS ‘아리랑’
파이낸셜뉴스
2026.03.08 19:11
수정 : 2026.03.08 20:00기사원문
3월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세계의 시선이 쏠린다. 방탄소년단이 정규 5집 '아리랑' 발매 다음 날, 이곳에서 컴백 라이브 공연을 펼친다.
그간 K팝은 북미, 유럽, 남미의 대형 공연장을 가득 메우며 K팝의 위력을 증명해왔다.
특히 BTS의 앨범명 '아리랑'은 그 방향 전환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다. 한(恨)과 흥(興), 이별과 귀환의 정서를 품은 이 민요는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수백년을 이어온 한국인의 집단 기억이자, 고난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정서의 상징이다.
영어 싱글로 글로벌 시장의 문법을 선점했던 그룹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가장 한국적인 '아리랑'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제는 뿌리를 짚으며 자신의 언어로 말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장소도 상징적이다. 광화문은 조선의 왕이 백성 앞에 나아가던 길이었고, 현대에는 시민의 목소리가 광장을 가득 메웠던 공간이다. 권력과 저항, 전통과 현대가 겹쳐온 이 광장은 한국 현대사의 교차점이다. 세계 스타디움을 누볐던 BTS가 이곳을 택했다는 사실은 이번 컴백이 단순한 신곡 발표 이상의 의미라고 볼 수 있다. 광화문에서 울려 퍼질 '아리랑'은 과거와 현재, 전통과 팝을 교차시키는 순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 스포티파이 사전 저장 400만회 돌파, 앨범 선주문 406만장, 단일 앨범 판매 1000만장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중이다. 광화문 공연을 마친 후 BTS는 월드투어를 통해 37개 도시, 약 100회 공연에서 500만명 이상의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투어 1위였던 콜드플레이(59회·350만명)와 2023년 테일러 스위프트 투어(66회·460만명)를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IBK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BTS의 해외투어 매출액이 2조원, 영업이익은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연 1회당 최대 1조200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BTS의 귀환은 문화 이벤트인 동시에, 하나의 산업이 움직이는 경제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축제의 이면에는 감당해야 할 무게가 있다. 광화문에 최대 26만명의 인파가 예상되는 만큼 안전 문제가 거론된다. 경찰은 광화문 일대를 가상의 '스타디움'으로 설정해 29개 출입통로를 지정하고, 인파 밀집도에 따라 유입을 차단하는 '스타디움형' 관리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 서울시, 국가유산청까지 총출동해 전 정부 부처가 민간 공연 하나를 위해 비상체계를 가동하는 초유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사기업 행사에 공권력이 이 정도로 투입될 일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외국인들도 대거 참석이 예상되는 행사에서 이태원 참사를 되풀이할 수는 없다. 특히 만에 하나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지점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개국 3억명의 가입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한국의 문화유산과 현재의 K팝이 한 공간에서 만나는 역사적 장면을 전 세계인이 보게 되는 것이다. 단일 가수 공연을 넷플릭스가 생중계하는 것 자체가 최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 서울의 곳곳이 전 세계인에게 인상 깊게 남은 상황이다. 여기에 광화문에서 BTS의 '아리랑'이 울려퍼진다면 K팝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를 세계에 각인시키는 순간이 될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공간에서 가장 한국적인 노래로 세계와 만나는 BTS의 귀환. 그 장면이 K컬처의 또 다른 출발점으로 기록되길 기대해본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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