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비 내린 테헤란"…석유 저장고 폭격, 화학 재난 번지나
파이낸셜뉴스
2026.03.09 02:45
수정 : 2026.03.09 02:45기사원문
미·이스라엘 공습으로 테헤란 인근 석유 저장시설 잇따라 폭발
탄화수소·황산화물 등 독성 화학물질 대기 확산
이란 당국 “비 내리면 강산성 위험” 경고
SNS에 ‘검은 기름비’ 증언 확산
이란 “민간인 겨냥 화학전” 주장하며 전쟁범죄 규정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 공습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 주변 주요 석유 저장시설이 폭발하면서 대기 오염이 급격히 악화되고 ‘기름비’가 내렸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 대규모 석유 저장고가 폭격으로 파괴되며 독성 화학 물질이 대기 중으로 퍼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강산성 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란 국영 IRNA통신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밤부터 8일 새벽까지 테헤란 북서부 샤흐런 석유저장소와 남부 레이 정유단지의 연료 저장고, 서쪽 외곽 카라지 지역 연료 저장시설 등이 잇따라 공습을 받았다.
테헤란시 당국은 “석유 탱크 폭발로 유독한 화학 물질이 대기 중에 대량 확산하고 있다”며 “비가 내릴 경우 강한 산성을 띠는 매우 위험한 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SNS)에는 테헤란 상공에 짙은 먹구름이 형성됐고 검은색 기름 성분이 섞인 비가 내렸다는 글과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비가 검은 얼룩을 남긴다”는 증언을 올리며 대기 오염 상황을 전하고 있다.
모하마드 사데그 모타마디안 테헤란주 주지사는 “석유 저장시설 화재 이후 테헤란의 대기 오염 지수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외출 자제 등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란 정부는 이번 공습을 강하게 비난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석유 저장고 공격은 사실상 민간인을 겨냥한 화학전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료 저장시설 공격으로 독성 물질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서 시민들이 중독 위험에 노출됐다”며 “이는 전쟁범죄이자 반인도적 범죄이며 대량 학살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공격으로 연료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테헤란주는 연료 부족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주유 한도를 기존 30리터에서 20리터로 축소했다.
모타마디안 주지사는 “주유 제한은 2~3일 정도만 임시 적용될 예정이며 상황이 안정되면 원래 수준으로 복구될 것”이라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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