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만큼 위대한 복식조가 한국에 있다"... 서승재-김원호, 전영오픈 '40년 만의 2연패' 달성

파이낸셜뉴스       2026.03.09 12:21   수정 : 2026.03.09 12: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셔틀콕 여제'의 아쉬움을 달래는, 그야말로 위대한 한 판이었다. 대한민국 배드민턴 역사에 40년 만의 전영오픈 남자복식 2연패라는 찬란한 금자탑이 세워졌다. 비록 안세영의 거침없던 질주가 잠시 멈춰 섰지만, 종가 영국의 심장부에는 그 아쉬움을 완벽하게 씻어내는 역대급 태극전사들이 굳건히 버티고 있었다.

세계 최강의 '황금 콤비' 서승재-김원호(이상 삼성생명) 조가 그 주인공이다.

세계랭킹 1위 서승재-김원호 조는 9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유틸리타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남자복식 결승에서 말레이시아의 아론 치아-소우이익 조를 세트 스코어 2-1(18-21 21-12 21-19)로 격파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이는 1985년과 1986년 연이어 대회를 제패했던 '전설' 박주봉-김문수 조 이후 무려 40년 만에 터져 나온 대한민국 남자복식의 전영오픈 2연패 쾌거다. 전날 안세영이 여자단식 결승에서 분루를 삼키며 단식 최초 2연패 도전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던 국민적 아쉬움을 단숨에 환희로 뒤바꾼 통쾌한 금빛 스매싱이었다.

이날 결승전은 역대급 명승부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혈투였다. 1세트 초반 리드를 내주며 18-21로 기선을 제압당할 때만 해도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는 듯했다. 하지만 세계 1위의 품격은 위기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심기일전한 두 선수는 2세트를 21-12로 가볍게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백미는 운명의 3세트였다. 7-12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어지던 절체절명의 순간, 두 선수는 경이로운 저력을 발휘해 20-17로 승부를 뒤집는 기적 같은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리고 마침내 김원호의 벼락같은 강스매싱이 상대 코트에 내리꽂히며 짜릿한 역전 우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왼손잡이 서승재와 오른손잡이 김원호의 조합은 한국 배드민턴이 낳은 역대 최고의 '마스터피스'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서승재의 묵직한 후위 폭격과 김원호의 전광석화 같은 네트 플레이가 빚어내는 시너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 2025년 초, 7년 만에 재결합한 이들은 불과 6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를 접수했고, 전영오픈과 세계선수권, 월드투어 파이널 등 굵직한 대회를 모조리 쓸어 담으며 세계 배드민턴 생태계를 완벽하게 장악했다. 올 초 서승재의 어깨 부상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묵묵히 숨을 고른 이들은,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 무대에서 보란 듯이 챔피언 타이틀을 방어하며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굳건한 위상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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