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연착·가정폭력까지… 일상속 위험 메우는 혁신보험
파이낸셜뉴스
2026.03.09 18:24
수정 : 2026.03.09 21:42기사원문
생활밀착형 보험 상품 잇따라
여성케어·가족돌봄 보장 눈길
법률 서비스로 재정적 지원도
전문가 "혁신 보험개발 장려를"
사망·질병·사고 중심이던 '인(人)보험'이 일상 속의 다양한 위험까지 보장하며 고도화되고 있다. 인구 구조 변화와 인공지능(AI) 확산, 라이프스타일 다양화로 개인이 마주하는 위험이 복잡해지면서 보험이 기존 사회안전망을 보완하는 생활안전망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생활밀착형 보험 영역 확대... '재정안정망' 역할 확대 기대
삼성화재는 티머니와 함께 수도권 직장인을 겨냥한 '수도권 지하철 지연보험'을 내놨다. 이용한 지하철이 30분 이상 지연될 경우 하차 후 대체 교통수단 이용시 교통비를 실손보장하는 상품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콘서트장에서 발생하는 상해를 보장하는 '덕밍아웃보험', 캠핑·차박 중 사고를 대비한 '캠핑차박보험'을 선보이며 팬덤 문화와 레저 중심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했다.
여성 특화 보험도 확대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이 올해 1월 출시한 '한화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4.0'은 임신·출산지원금, 착상확률 개선 검사비, 가정폭력 관련 법률비용, 완경 진단비 등을 포함해 임신·출산부터 갱년기까지 여성 생애주기를 폭넓게 보장한다. 출시 첫 달에만 월납 환산보험료 28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보험이 보장을 선택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개인의 상황과 위험에 맞게 대비할 수 있는 '위험 관리 선택지'로 활용되는 추세다.
하나손해보험은 교직원이 아동학대 의심 신고로 형사 소송에 휘말릴 경우 변호사 선임비용을 보장하고, 민사 소액 사건 변호사 비용 지원 보장도 마련했다. DB손해보험은 신차 반복 하자에 따른 교환·환불 중재 과정에서 필요한 변호사 선임비용을 보장한다.
김상희 대한변호사협회 사무총장은 "가정폭력 등 사회적 약자를 둘러싼 분쟁이나 일반인들의 생활 속 분쟁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피해자가 법률 대응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 부담을 동시에 떠안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이런 현실에서 관련 비용을 보완해주는 보험은 피해자의 권리 보호와 법률 대응을 돕는 보완적 장치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환경... 새로운 위험 반영한 보험 장려
보험사들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보이스피싱, 난임 등 사회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상품을 선보이며, 공익적 성격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강화하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김재철 녹색소비자연대 대표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사고나 분쟁 등 생활 속 위험에 대비하기 쉽지 않은 만큼 보험을 통해 재정적 부담을 보완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며 "특정 계층이나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보험 상품을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생활 속 위험에 대응하는 사회적 안전망 역할도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사랑보험'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한 여성이 대학시절 해당 보험에 가입한 뒤 지정했던 상대와 결혼에 골인하면서 납입액의 50배에 달하는 보험금을 받게 된 사연이 SNS를 통해 전파된 때문이다. 또 일본에서는 학교 내 따돌림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변호사 비용 등 관련 분쟁에 대응하기 위한 보험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사회 변화로 등장하는 새로운 위험을 반영한 혁신 보험 상품 개발을 장려하고, 배타적 사용권 기간 확대 등 제도적 지원을 통해 상품 개발 유인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은 "배타적 사용권 기간 추가 연장 검토 등 신상품 개발 이익을 보호하는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 혁신 상품 개발을 촉진하고, 보험산업의 질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