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질 않는 '검찰개혁' 내홍... 대통령까지 나서 진화
파이낸셜뉴스
2026.03.10 17:00
수정 : 2026.03.10 16:57기사원문
박찬운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 지난 9일 사퇴
법조계에선 검사가 기소권을 통해 수사기관을 견제하는 것을 추구하는 형소소송체계의 원리를 염두에 두고 검찰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해 “(정부안) 내용을 보면 검찰청이 폐지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권한이 더 늘어나 현재 검찰보다 더 강력한 공소청이 나오고, 견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국무조정실 검찰개혁추진단은 지난달 24일 중수청법 제정안과 공소청법 제정안에 대한 수정안을 마련했다. 이는 중수청의 직열을 검사 등 법조 출신과 일반 수사관으로 구분하는 '이원화 구조'와 중수청의 수사범위를 9개로 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기본 정부안이 검찰개혁의 취지에 벗어난다는 지적을 받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개정안은 수사관 일원화, 수사범위를 6대 범죄로 축소한 내용을 담았다.
민주당 강경파는 검찰의 수사기능을 담당하는 중수청뿐만 아니라, 검찰의 기소기능을 이어받는 공소청의 역할 역시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수사 등으로 수사권을 오남용한 검사들의 힘을 약화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취지를 상기하자는 취지다.
이같은 강경파의 주장이 계속되자 박찬운 교수는 지난 9일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직을 사퇴했다. 그는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민주당 강경파들의 주장에 대해 "우리 형사사법절차를 감내하기 어려운 혼란 속으로 밀어 넣을 위험이 크다"며 "검사는 (수사기관이 송치한) 이 사건들을 단순 기록 검토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증거 누락 여부를 확인하고, 진술의 모순을 점검하며, 법정에서 공소유지가 가능한지를 따진 뒤에야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사건은 많든 적든 검사의 보완수사를 거쳐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참고인 조사 한 번, 추가 증거 확보 하나가 기소와 불기소를 가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경찰 기록만으로 사건을 종결하거나, 경찰 수사에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 불송치 결정을 한 바로 그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옥석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문제를 제거하고 문제 인사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되, 무관한 다수 구성원의 의욕을 잃거나 상처 입게 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며 "아무리 어려운 개혁이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되, 그로 인한 상처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 역시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개혁의 구호는 우리 것일지 몰라도, 형사사법제도는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최근 국회에 제출된 중수청법, 공소청법 정부안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2월 민주당의 수정 의견도 대폭 반영해 정부에서 집중 논의해 만든 법안"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재명 정부가 이룬 검사의 직접 수사개시권 완전 폐지, 검찰청의 중수청 공소청 분리는 역대 어떤 민주 정부도 해내지 못한 역사적 성과"라면고 덧붙였다.
다만 민주당 강경파는 주장을 쉽게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출연해 “정부에서 내놓은 검찰개혁안이 시행된다면 검찰 개혁의 취지를 오히려 훼손시키고 굉장히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다시금 주장했다. 그는 이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워서는 안 된다는 이재명 대통령 메시지가 정부안 반대 목소리를 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는 진행자 물음에 대해 “대통령께서 어떤 의중이신지 제가 정확히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검사가 고유권한인 기소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이 신청한 영장과 송치한 사건 기록 등을 반려하는 등 수사기관의 수사권을 견제하는 것을 두고 '정치 검찰'의 부활로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이 있다. 민주당 강경파의 말대로 검사가 수사기관을 '지휘'하지 않을 경우 수사기관의 수사권 오남용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일반 시민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형사소송체계에서 검사가 등장한 것은 인신 등을 구속할 수 있는 큰 힘을 지닌 경찰을 견제해 반인권적 수사가 이뤄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며 "검사가 기소권을 가지고 수사기관을 견제하는 것이 '지휘'라고 한다면, 형사소송체계가 왜 필요하겠냐"고 반문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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