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가 바꾼 스테이블코인 판도…USDC 거래량, 테더 추월
파이낸셜뉴스
2026.03.11 06:00
수정 : 2026.03.11 06:00기사원문
지니어스 액트 통과 후 규제 프리미엄 부각…서클 주가 한달새 87% 급등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미국 규제 준수를 내세운 서클(USDC)이 테더(USDT)를 빠르게 추격하며 시장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USDC의 시장 점유율은 25%까지 확대된 반면, 테더는 60%대 초반으로 내려앉으며 격차가 좁혀졌다. 지난해 미 연방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기본법인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 통과 이후 제도권 자금이 상대적으로 투명성이 높은 자산으로 이동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질적인 활용도를 나타내는 거래량 지표에서는 이미 역전 현상이 뚜렷하다. 온체인 통계업체 아르테미스에 따르면 최근 1년 기준 USDC의 온체인 거래 규모는 18조3000억 달러로, 시총 규모가 더 큰 테더(13조3000억 달러)를 앞질렀다. USDC가 단순 이체 수단을 넘어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의 결제와 담보 인프라 역할을 하는 데 따른 결과다. iM증권 양현경 연구원은 USDC가 디파이 플랫폼에서 선호되고 있으며 디파이 투자자의 포지션을 많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거래량이 많고, USDT 거래량은 단순 이체에 더 고르게 분산되어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 동력으로는 지난해 미 의회를 통과한 지니어스 액트가 꼽힌다.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준비자산을 미 국채와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1대 1 구성토록 의무화하고 매월 외부 검증을 거친 공시를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테더와 달리, 미 증시 상장 과정에서 준비자산 구조를 공개해 온 서클이 법 시행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 기대감은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서클인터넷그룹(CRCL)의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 약 87% 급등했다. 최근 실적 발표 이후 USDC 유통 확대와 수수료 수익 성장 기대가 높아지면서 기관 자금 유입 전망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영향력은 가상자산 시장을 넘어 전통 금융권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미 재무부는 관련 보고서 등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오는 2028년 최대 2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준비자산에 포함되는 단기 미 국채와 머니마켓펀드(MMF)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미 국채 보유 규모가 주요 해외 투자자 규모를 일부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증권 홍진현 연구원은 “미국의 핵심 전략은 달러 패권 및 자본시장 지배력 강화”라며 “토큰화 자산과 온체인 결제를 활용해 글로벌 유동성을 자국 금융시장으로 흡수하는 구조를 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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