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구독자 430만명을 보유한 미국 유명 유튜버가 태아의 다운증후군 가능성을 이유로 임신 중절을 선택한 사실을 공개한 뒤 미국 사회에서 생명윤리와 장애 인식, 부모의 선택권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산전 검사 후 임신중절 소식 알린 유명 유튜버
미국 뉴욕포스트와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유튜브 채널 '맥저거너겟(McJuggerNuggets)'을 운영하는 제시 리지웨이(33)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내 애슐리와 함께 임신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리지웨이 부부는 당초 성별 공개 행사까지 진행하며 첫 아이의 탄생을 준비했다. 그러나 산전 검사 과정에서 태아가 다운증후군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받았다. 이후 실시한 양수검사에서는 다운증후군 확률이 95%에 달한다는 진단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의사와 유전 상담사,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다운증후군 진단을 받은 태아의 경우 최대 90%가 임신 중절로 이어진다는 통계도 확인했다"며 "다시 일어서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앞으로 다시 시도해 더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더 좋은 결과'…장애로 생명 가치 판단하나
이 발언은 온라인에서 거센 역풍을 불러왔다. 특히 '더 좋은 결과'라는 표현이 장애를 가진 태아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처럼 비쳐 비판이 집중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리지웨이의 결정을 히틀러의 우생학적 사고에 빗대 비판했고, 장애인 단체와 다운증후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장애를 이유로 생명의 가치를 판단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고 지적했다.
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댓글과 SNS를 통해 가족 사진을 공유하며 "다운증후군 아이들도 가족에게 큰 기쁨과 사랑을 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션 더피 미 교통부 장관의 배우자이자 보수 성향 방송인인 레이첼 캄포스-더피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의 최대 90%가 낙태되고 있다"며 "유전자 검사의 발전이 오히려 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다운증후군을 가진 막내딸 발렌티나를 언급하며 "우리 가족에게 일어난 최고의 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소중한 존재" 해명에도 논란은 계속
논란이 확산되자 리지웨이는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그는 "내 아이들이 나보다 오래 살고 건강하게 살기를 바랐을 뿐이다. 다른 부모들이 다운증후군 아이를 키우기로 선택한 것을 존중한다"면서 자폐증이나 다운증후군을 가진 팬들에게 "여러분은 매우 소중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리지웨이는 일부 낙태 반대론자들로부터 '악인', '살인자', '히틀러와 같다'는 비난과 함께 지속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리지웨이가 현재 집에 보안 시설을 설치하고 침대 옆에 총기를 두고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은 미국 사회의 오랜 낙태 논쟁과도 맞물려 있다.
미국에서는 2022년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이후 낙태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더욱 격화됐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약 6000명의 다운증후군 아기가 태어나고 있다. 의료기술 발달로 다운증후군 환자의 평균 수명도 과거 30세 수준에서 최근에는 60세 안팎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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