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번 충방전 반복해도 초기 에너지 98% 유지'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 나오나

파이낸셜뉴스       2026.03.12 08:00   수정 : 2026.03.12 08:00기사원문
UNIST·PAL·KAIST, 에너지 손실 줄인 리튬 과잉 층상 산화물 양극재 개발



[파이낸셜뉴스] 차세대 배터리 양극인 ‘리튬 과잉 층상 산화물’ 소재의 구조 붕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을 낮추고 수명을 줄이는 요인을 제거해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 개발이 빨라질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현욱 교수와 포항가속기연구소 정영화 박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동화 교수팀은 원자 배열을 일부러 무질서하게 설계해 구조 붕괴를 억제함으로써 에너지 효율 저하를 잡은 리튬 과잉 층상 산화물 양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리튬 과잉 층상 산화물은 금속만 반응에 참여하는 일반 배터리와 달리 산소까지 반응에 참여해 배터리 용량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소재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쇄적인 구조 붕괴가 고질적인 문제다. 구조 변형 때문에 첫 충·방전 시 전압 차이와 에너지 손실이 커지고, 충·방전이 반복될수록 전압이 점차 떨어져 배터리 수명을 다하게 된다.

연구팀은 금속 원자 배열을 불규칙하게 섞는 방식으로 이러한 구조 붕괴를 억제한 리튬 과잉 층상 산화물을 개발했다. 불규칙한 배열이 오히려 첫 충전 시 층 전체가 한 번에 미끄러지는 현상을 막고 물리적 스트레스를 고르게 분산시켜, 구조의 뼈대가 되는 전이 금속과 산소 간의 결합을 유지 시켜준 덕분이다. 이러한 원리는 밀도범함수(DFT) 이론계산과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첨단 방사광 가속기 분석을 통해 교차 검증됐다.

이 전극의 성능 평가 결과, 첫 번째 충전과 방전 전압 간 차이가 기존 소재의 절반 수준인 0.31V로 감소했으며, 초기 에너지 손실이 0.6%에 그쳤다. 반면 원자 배열이 규칙적인 기존 소재는 첫 충전 전압과 방전 전압의 차이가 2배로 벌어졌으며, 25.8%의 에너지가 손실됐다. 충전 전압과 방전 전압 차이가 클수록 에너지 손실이 크다.
또 이후 충·방전을 반복할 때 나타나는 전압 감소 속도도 사이클당 10분의 1수준으로 낮아져 160회 충·방전 이후에도 초기 에너지의 98%를 유지했다.

이현욱 교수는 “리튬 과잉 층상 산화물은 이론적으로 매우 높은 에너지 밀도를 낼 수 있는 유망한 양극 소재지만 구조 붕괴와 전압 감소 문제로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기술은 더 작고 가벼우며 더 많은 전기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 상용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인 에이씨에스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에 2월 3일 온라인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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