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허가 지연·화재 탓에 준공 석달 넘겼는데… PF 전액 갚으라니
파이낸셜뉴스
2026.03.11 18:29
수정 : 2026.03.11 18:28기사원문
건설현장 PF채무 떠넘기기 논란
대주단 중요사항 미고지에 발목
불가피하게 책임준공 기한 넘겨
대주단의 PF 전액 배상 요구에
시공사 "채무인수 요구 부당"
업계도 "획일적 적용은 안돼"
시행사의 인허가 지연·사업부지 소유권 미확보 및 화재 등으로 불가피하게 책임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했는데 대주단이 시공사에게 약 12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 대출금(PF)을 떠안을 것을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인불명의 화재라는 재난에다 잘못이 시행사에 있는데도 시공사에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대주단의 횡포라는 입장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고양시 A물류센터 시공사인 J건설사는 금융당국에 '대출약정성에 따른 채무인수 책임'이 부당하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금융당국은 해당 사건을 자율조정 대상으로 분류했다. 조정을 진행 중이나 대주단은 채무 전액 인수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당초 이 건물은 S사가 시공을 맡았지만 경영난으로 진행이 어려워지자 프로젝트를 맡은 H부동산신탁사의 요청으로 현재 J사가 대체 건설사로 참여하게 됐다. J시공사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2023년 12월 즉시 시공에 착수해 빠르게 진행할 계획으로 12개월을 공사 기한으로 하는 견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주단과 맺은 책임준공일은 2024년 12월 31일이다. 하지만 착공은 쉽지 않았다. H신탁사와 대주단의 내부 절차와 기존 S시공사 계약해지 절차 등으로 인해 2개월을 착공 전에 소요한 것이다.
여기에 공사 도중에 도시계획도로 인허가 역시 미완료 된 것을 알게 됐다. 인허가를 책임지는 시행사가 2024년 6월까지도 서류 조차 접수 하지 않은 것이다. 사업 부지 소유권도 미확보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시공사는 2024년 6월부터 12월까지 대주단·신탁사에 수차례 공문을 보내 책임준공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같은 해 9월에는 공사 현장에서 원인불명의 화재가 발생했다. 시공사는 거듭 준공기한 연장을 요청했지만 거절 당했다.
J시공사에 따르면 철야작업 등 전사적 역량을 투입해 책임준공 기한인 2024년 12월 31일 기준으로 건축공사 99.69%를 완료했다. 하지만 시행사의 책임 업무인 인허가 지연·사업부지 소유권 미확보 등이 발목을 잡았다.
도시계획도로 실시계획 인가가 책임준공일을 지난 2025년 1월 24일에 이뤄지면서 2월 20일에 사용승인 신청을 할 수 있었다. 사용 승인 접수 이후 준공검사 과정에서 시행사가 도시계획도로 무상 귀속에 필요한 시유지·공유 지분자 토지 등 해당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드러났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J시공사는 책임준공일인 2024년 12월 31일이 지난 2025년 4월 10일에 사용승인를 받게 됐다. 대주단은 이에 대해 시공사가 책임준공 기한을 어겼다며 PF 대출금 1200여억원을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시공사 측은 도시계획도로 인허가 미비 및 화재 등의 사유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은 민법의 '신의성실'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또 주요 사항인 도시계획도로 인허가 미비, 사업부지 소유권 미확보 등의 사실을 시공사에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는데 이 역시 관련 법을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시공사 측은 미리 상황을 고지 받았다면 공사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주단측은 약정 계약서대로 시공사가 채무를 떠 안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시공사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했고, 준공기한을 지키지 못한 것은 시행사와 신탁사·대주단의 중요사항 고지의무 위반, 인허가 지연, 토지 미확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이런 상황에서 불합리한 약정조항을 근거로 획일적인 잣대를 적용한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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