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페이페이, 나스닥 상장 첫날 13.5% 상승..시총 18조
파이낸셜뉴스
2026.03.13 10:46
수정 : 2026.03.13 10: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산하의 스마트폰 결제 대기업 '페이페이'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12일(현지시간) 주당 18.1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16달러) 대비 13.5% 높은 수준이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121억달러(약 18조144억원)로 집계됐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페이페이는 이란 정세 영향으로 시장 전체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공모가를 밑도는 상황은 피했다. 이 회사가 당초 제시한 공모가 범위는 17~20달러였지만 상장 전날인 지난 11일에 16달러로 최종 결정됐다.
나카야마 이치로 페이페이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본 기업이 미국 자본시장에 직접 접근해 높은 성장을 이루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현하겠다"며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페이페이는 이번 상장에서 약 5500만주의 미국예탁주식(ADS)을 매각해 9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이 자금은 미국 시장 진출에 따른 상품 개발과 마케팅, 사업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페이페이 이용자 수는 7300만 명에 달한다. 스마트폰 결제 가운데 개인 간 송금 횟수 점유율은 96%, 일본의 QR코드 결제 거래액 점유율은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최근에는 은행 면허 신청을 진행하며 중소기업 대상 대출, 신용카드 사업 확대도 노리고 있다.
페이페이가 목표로 하는 것은 결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향후 은행 계좌 연동, 카드 결제, 포인트 결제, 보험, 증권, 투자 서비스 등을 하나의 앱에서 제공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페이페이는 지금까지 일본 내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 왔지만 최근에는 해외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9월 한국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확대했으며 올해 2월 미 결제기업 비자와 제휴해 미국 진출을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페이페이가 주도하는 신설 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며 NFC(근거리 무선통신)와 QR코드 결제 모두에 대응하는 새로운 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POX 슈스터의 창업자 조지프 슈스터는 페이페이의 미국 진출에 대해 "미국 결제 비즈니스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다만 미국에는 아직 종합 금융 플랫폼이 없다. 그 부분에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카야마 CEO는 미국을 포함한 해외 사업 확대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우선 일본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한 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겠다"고 강조했다.
페이페이는 현재 일본에서는 상장하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을 선택한 배경으로 일본보다 미국이 핀테크 기업에 대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하는 경향을 꼽는다.
파이브스타인베스트먼트의 오키 마사미쓰 운용부장은 "일본 시장은 밸류에이션이 높게 형성되기 어렵다"며 "성장성을 더 평가받을 수 있는 미국 상장을 선택한 것이 이해된다"고 말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상장 이후에도 페이페이 의결권의 약 90%를 보유하고 있어 유통 주식이 부족하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하는 '모자 상장' 구조라는 점도 지적된다.
일본 핀테크 기업의 미국 시장 도전이 쉽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일본에서 탄생한 유니콘 기업 가운데 미국 시장에 진출한 메루카리도 현지 사업에서 고전을 겪고 있다. 닛케이는 "미국 시장은 일본 기업에 높은 진입 장벽을 가진 동시에 투자자들의 엄격한 평가를 견뎌야 하는 시장"이라고 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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