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달러' 오일 쇼크 현실화되나…美 비축유·러시아 원유까지 동원

뉴시스       2026.03.13 11:53   수정 : 2026.03.13 11:53기사원문
이란 봉쇄 공언에 유가 100달러 재돌파 美, 유가 잡기 위해 '존스법 유예' 검토 등 배수의 진

[서울=뉴시스] 중동 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 유가가 또다시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사진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2026.03.13.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중동 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 유가가 또다시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섰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시장에서는 '유가 200달러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극단적인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9.22% 급등한 배럴당 100.46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역시 9.72% 상승하며 95.73달러로 장을 마쳤다.

국제 유가는 이번 주 초 장중 배럴당 120달러를 위협하며 20% 넘게 폭등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종전 가능성'을 시사하자 80달러선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이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여러 유조선이 공격을 받았고,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가 해협 봉쇄를 계속하겠다고 공언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것이 유가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고 밝히면서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졌고 유가는 다시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막대한 에너지 공급 차질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자재 트레이딩 업체 스파르타 코모디티스의 닐 크로스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공급망 문제뿐 아니라 중동 지역 인프라 공격이 중기적으로 미칠 영향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금융기관들은 유가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145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고, 맥쿼리 그룹은 해협 봉쇄가 수주간 지속될 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드 맥켄지의 사이먼 플라워스 회장은 "중동 생산 시설 피해 복구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유가가 200달러에 도달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앞서 11일 에브라힘 졸파카리 이란군 사령부 대변인은 "국제사회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을 향해 경고했다.

◆ 유가 잡기 나선 美…비축유·러시아 원유까지 동원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해 가용 가능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그동안 석유 시장 개입에 부정적이었던 기존 입장을 뒤집고 동맹국들을 설득해 역대 최대 규모의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끌어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시장 안정을 위해 약 4억 배럴의 비축유 방출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이는 페르시아만에서 하루 최대 1500만 배럴에 달하는 공급 감소를 보완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내 항구 간 화물 운송을 미국 선박으로만 제한한 존스법을 30일간 유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행될 경우 미 동부 해안의 연료 가격이 배럴당 최대 80센트 이상 하락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 재무부는 해상에 묶여 있는 러시아산 원유의 거래를 4월 11일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인도에 대한 구매 면제 조치에 이은 것으로, 공급 부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미 해군이 유조선을 직접 호위할 것"이라며 강력한 해상로 확보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고, 민간 선박의 운행 재개를 독려하기 위해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를 통한 '정치적 위험 보험' 제공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쟁 위험이 고조된 상황에서 DFC의 보증 한도(약 2,050억 달러)가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며, 정부의 개입이 시장의 실질적인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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