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패는 인정한다, 하지만 판정은?… 이정후 명백한 세이프도 지워버린 '오심'
파이낸셜뉴스
2026.03.14 11:05
수정 : 2026.03.14 11:05기사원문
실력 차이는 깨끗이 인정한다… 하지만 추격 의지 꺾어버린 '야속한 판정'
3회말 소토 홈 쇄도 접전… 찰나의 순간 날아간 '단 한 번의 비디오 판독'
4회초 이정후 명백한 세이프… 반격 불씨 꺼뜨린 '결정적 오심'
7회말 우리는 아웃, 상대는 세이프?… 잣대 잃은 콜 속 씁쓸한 마침표
[파이낸셜뉴스] 완벽한 실력 차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뼈아픈 완패였다. 하지만 야구는 미세한 흐름의 스포츠다. 그 간절했던 추격의 흐름을 번번이 끊어낸 심판진의 아쉬운 판정들은 콜드게임 패배의 상처를 더욱 쓰리게 만들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WBC 8강 토너먼트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0-10으로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1조 원이 넘는 초호화 군단의 벽은 높았고, 우리 대표팀은 실력에서 완패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경기 내내 묘하게 엇나간 심판의 아웃과 세이프 콜은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 내던 우리 선수들을 전혀 도와주지 않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한국 벤치가 이 명백한 오심을 바로잡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는 8강전까지 팀당 단 1회의 비디오 판독 기회만 주어진다. 한국은 이미 3회말 수비 때 후안 소토의 홈 쇄도 과정에서 판독 기회를 소진한 상태였다. 포수 박동원의 태그가 먼저 이뤄진 것으로 보였던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원심이 유지되며 세이프가 선언됐다. 3회의 묘했던 접전 판정에서 단 한 번뿐인 기회를 잃은 나비효과가, 4회초 명백한 오심을 억울하게 수용할 수밖에 없는 참담한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오심 직후 2사 상황에서 안현민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고 나갔기에, 이정후의 아웃 판정은 두고두고 땅을 칠 수밖에 없는 뼈아픈 대목이었다.
심판 판정의 일관성에 대한 아쉬움은 마지막 7회말 수비에서도 짙게 남았다. 앞선 공격에서 이정후의 1루 접전 상황은 냉정하게 아웃으로 선언했던 심판진이, 7회말 도미니카공화국의 공격 때는 비슷한 타이밍의 접전을 세이프로 판정했다. 결국 이 판정으로 이닝이 연장되었고, 곧바로 오스틴 웰스의 끝내기 3점 홈런이 터지며 0-10 콜드게임이라는 참혹한 마침표가 찍히고 말았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의 압도적인 기량 앞에서 한국 야구가 실력으로 패배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매 이닝 사투를 벌였던 태극전사들에게, 유독 차갑고 일관성 없었던 심판진의 잣대는 17년 만의 8강 여정을 마무리하는 마이애미의 밤을 더욱 씁쓸하게 만들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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