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연령하향 찬성 81%…李대통령 '4월 시한' 제시 속 입법논쟁 재점화

뉴스1       2026.03.15 15:06   수정 : 2026.03.15 15:06기사원문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10 ⓒ 뉴스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10 ⓒ 뉴스1 이재명 기자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사회적 대화협의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3.6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관련 제도 개편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촉법소년 연령 하향 여부를 두 달 내 결론을 내리라고 지시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입법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형사처벌 확대와 아동 인권 보호 사이의 논쟁이 여전히 첨예해 제도 개편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 조사에서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응답은 81%로 나타났다. 반대 의견은 11%에 그쳤다. 최근 청소년이 연루된 강력범죄 사건이 잇따르면서 형사 처벌의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치 성향이나 연령대와 관계없이 연령 기준 조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비교적 넓게 형성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촉법소년은 형사 책임 능력이 없다고 간주돼 형사 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을 의미한다. 이 기준은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70년 넘게 유지돼 왔다. 그러나 사회 변화와 청소년의 신체·정서 발달 속도 등을 고려할 때 현행 기준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청소년 범죄 증가 추세도 논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촉법소년의 범죄 검거수는 2만195명으로 5년 전 대비 80.6%가 급증했다. 특히 성폭력이 739건으로 85.7% 늘면서 제도 개편 필요성을 둘러싼 논의도 다시 힘을 얻는 분위기다.

'촉법소년' 결론 못낸 역대 정부…이번엔 결론낼까

정치권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은 역대 정부에서도 검토돼 온 사안이다. 문재인 정부는 물론, 탄핵으로 임기를 마치지 못한 전임 윤석열 정부도 법무부 산하에 '촉법소년 연령 하향 태스크포스(TF)'를 꾸렸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기준 조정 문제와 관련해 "관련 부처에서 쟁점을 정리하고 국민 의견도 수렴한 뒤 두 달 정도 후에 결론을 내리자"고 지시하면서 논의가 다시 공식화됐다. 앞서 법무부와 관계 부처 업무보고에서도 해당 사안을 검토하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두 달 후를 제시한 만큼 일단 오는 4월 말이 시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구체적인 시한을 제시하면서 이르면 상반기 중 형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에서도 촉법소년 연령 기준 조정을 위한 토론회가 잇달아 열리고 있고, 관련 법안들도 꾸준히 발의돼 온 만큼 정부가 방향을 정하면 입법 논의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제도 개편을 둘러싼 쟁점도 적지 않다. 연령을 어느 수준까지 낮출지, 형사 처벌 적용 범위를 모든 범죄로 확대할지 아니면 강력범죄에 한정할지 등이 핵심 논의 대상이다. 소년범에 대한 형사 처벌 확대가 실제로 재범률 감소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전문가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정부 내에서도 시각차…두 달 내 쟁점 조율·입법 어려울 거란 전망도

정부 내부에서도 시각차가 존재한다. 범죄 대응과 처벌 강화를 강조하는 법무부와 달리 성평등가족부는 청소년 보호와 교화 중심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동 인권 침해 우려와 함께 형사 처벌 강화가 청소년 범죄 예방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018년과 2022년에 이미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반대 의견을 보였던 국가인권위원회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성명을 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도 이러한 논쟁을 의식한 듯 속도 조절 필요성을 언급해 왔다. 그는 최근 "국민 다수는 최소한 연령을 낮추는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관련 부처에 공론화 과정을 통해 쟁점을 정리할 것을 주문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촉법소년 연령 하향 의지를 분명히 밝혔고 국회 역시 관련 논의를 이어온 만큼 일정 수준의 기준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하향 폭과 적용 범위 등을 둘러싼 쟁점 조율이 난항을 겪을 경우, 대통령이 제시한 두 달 시한 내 입법이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갤럽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1.9%다.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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