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먼저 가고 더 행복해졌어요".. 사별한 여성, 배우자 사망 뒤 삶의 만족도 상승

파이낸셜뉴스       2026.03.17 08:16   수정 : 2026.03.17 07: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배우자와 사별한 뒤 노년층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성별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내를 잃은 남성은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전반적인 삶의 질이 악화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사별한 여성의 경우 일시적으로 행복감이 감소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턴대, 배우자 사별 27개 지표로 분석


16일 동아일보 등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BUSPH)과 일본 치바대학교는 일본의 노년층을 대상으로 배우자 사별의 영향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일본 노인 평가연구(Japan Gerontological Evaluation Study)'에 참여한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65세 이상 노인 약 2만6000명의 데이터를 활용했으며, 이 중 1076명이 연구 기간에 배우자 사별을 겪었다.

연구진은 2013년, 2016년, 2019년 세 차례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배우자 사별이 37가지 건강 지표 및 삶의 질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뒤 성별 차이와 시간에 따른 변화를 비교했다.

아내 잃은 남성은 우울증상 증가... 여성은 행복감 높아져


연구 결과 아내를 잃은 남성은 치매 위험과 사망 위험, 일상생활 수행 능력 저하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울 증상이 증가했고, 행복감이 감소했으며 사회적 지지(social support 정서적 지지와 실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관계망도 감소했다.

반면 남편과 사별한 여성은 우울 증상이 증가하지 않았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가 오히려 높아지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책임 저자인 BUSPH 소속 역학자 시바 고이치로 조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거의 모든 측면에서 남성이 더 큰 타격을 받지만 여성은 놀라울 정도의 회복력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남성 정서적으로 배우자에 의존.. 그런 남편 돌보던 아내들 해방감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성 역할에 대한 오랜 문화적 기대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시바 교수는 "일본뿐 아니라 많은 문화권에서 남성의 삶은 직장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고, 정서적·실질적 지원을 배우자에게 크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아내가 남편을 돌보는 주요 보호자 역할을 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 점을 짚으며 일부 여성에게는 배우자의 죽음이 돌봄 부담에서 벗어나는 경험이 되기도 하고, 이것이 삶의 만족도 증가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남성은 배우자 사별 이후 부정적인 건강 결과에 더 취약한 반면, 여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회복력을 보였다"며 "이러한 결과는 배우자 사별 이후 회복과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성별을 고려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기분장애 학회 공식 학술지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온라인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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