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악몽 되살아나나"…사모대출서 15조 탈출
파이낸셜뉴스
2026.03.17 14:14
수정 : 2026.03.17 14:15기사원문
1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블랙스톤 △블랙록 △클리프워터 △모건스탠리 △먼로캐피털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사모대출 펀드에서 1·4분기에 접수된 환매 요청 규모는 101억달러(약 15조753억원)로 추산됐다. FT는 "해당 운용사들이 환매 요청액 가운데 70%만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환매 요청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레스 매니지먼트 △아폴로 글로벌 △블루아울 △오크트리 △골드만삭스 등도 환매 요청 규모를 집계하고 있다. FT는 "많은 운용사 임원들이 이러한 움직임을 펀드 실적과 무관한 '무차별적 매도'로 보고 당혹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의 환매 움직임은 이런 성장세를 되돌려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2년 내 해당 펀드들의 자산 감소액이 450억∼700억달러(약 67조5억~104조139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 일각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초기 국면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블랙스톤 △KKR △블루아울 △아레스 △아폴로 등의 주가는 올해 들어 25% 이상 빠졌다.
주요 펀드 운용사들은 최근 몇년간 수수료 기반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개인 투자자 대상 펀드 비중을 키우는 쪽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왔다. 예컨대 블랙스톤의 간판 사모대출 펀드인 'BCRED'의 운용 자산 규모는 480억달러(약 71조4432억원)로, 블랙스톤의 수수료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에 달한다. 메타 등 AI 기업의 사모대출을 주도해온 블루아울의 경우, 연간 수수료 매출의 약 21%가 고액 자산가 등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펀드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런 펀드가 자산의 매각 시점이 아니라 장부상 평가 가치와 배당금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책정한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시장이 불안정해질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시장 조사 업체 모닝스타의 잭 섀넌 애널리스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애초부터 개인 자금은 변덕스럽다. 수익률이 높을 때는 불나방처럼 몰려들어도,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즉각 시장을 떠난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환매 여파는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연금·기금 등 비교적 안정적인, 기관 자금 비중이 높은 운용사들조차도 이 영향을 받고 있다. 자산운용사 벌컨 밸류 파트너스의 CT 피츠패트릭 최고경영자(CEO)는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는 것처럼 사모 자산 운용 업계 전반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FT에 전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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