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개헌 의지 천명…권력구조 뺀 단계적 개헌 공식 제안
뉴스1
2026.03.17 11:39
수정 : 2026.03.17 14:45기사원문
(서울=뉴스1) 심언기 김근욱 임윤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 이견이 없는 사안을 중심으로 한 단계적 개헌 추진 의지를 공개 천명했다. 지방자치 강화와 민주화 정신을 명확히 헌법에 담는 것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이다.
통상 개헌 논의에 소극적인 정권 초반 현직 대통령이 개헌 이슈를 직접 화두로 던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40년 가까이 유지돼온 '87년 체제'의 변혁이 불가피하다는 현실적 소요를 감안한 대승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권력구조 개편 제외 이견 적은 부분적·단계적 개헌 제안…"야당도 맨날 하던 얘기"
이 대통령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다는 건 야당도 맨날 하던 얘기지 않느냐"며 "국민들도 반대하지 않으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자치 강화, 계엄요건 강화 이런 게 있는데 국민들도 다 동의하고 야당도 반대하지 않을 거 같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좀 진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개헌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적극적 추진 의지를 밝혔다. 다만 야권의 협조가 전제돼야 한다는 현실적 문제를 지적하며 현실적 추진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취임 초 국내외 국정 현안 대응에 집중하며 개헌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아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개헌을 제안하면서도 "정부 차원에서 개헌에 대해 지금 뭘 주도해서 할 단계는 아직 아닌 거 같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한번 정부 차원에서 공식 검토를 하고 입장도 정리해가면 좋겠다"고 개헌 공식 검토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으면서 부마항쟁도 넣자 이런 주장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것도 한번에 하면 더 좋을 거 같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4년 중임제 등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단계적·점진적 개헌도 하나의 사례로 한번 해보면 좋을 것 같다"며 민감한 개헌 사안의 경우 장기적 과제 추진을 시사했다.
'87년 체제 40년' 개헌 필요성에도 정치권 셈법 제각각…野 호응 미지수
1987년 민주화 항쟁으로 개헌이 이뤄진 후 현재의 헌법 체계는 40년 가까이 유지되고 있다. 경제·사회 발전 및 국민 인식 변화에 뒤처졌다는 문제의식에는 이견이 없지만, 진영 간 시각차와 정치적 셈법으로 논의에 진전 없이 공전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6·3 지방선거 때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 실시를 제안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여당은 우 의장 제안대로 '6·3 선거와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야당은 '최소 지방선거 이후 개헌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본회의 통과를 위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인 200표의 찬성이 필요한 개헌안 논의는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야당은 우 의장의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구성 제안에도 응하지 않는 실정이다.
6·3 지방선거가 80일도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개헌 특위 구성 및 개헌안 마련까지 시간이 촉박한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여당 역시 6·3 지방선거-국민투표 동시 실시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선거에 주력하며 적극적 대야 협상에는 적극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이 직접 개헌 의지를 드러내면서 여권을 중심으로 개헌 동력이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이 △5·18-부마항쟁 정신 동시 헌법 전문 수록 △지방자치 강화 △계엄 요건 강화 등 비교적 이견 없는 사안을 중심으로 부분적 개헌을 제안한 것도 정치권 논의를 추동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대통령 제안에 야당이 응할 지에는 회의적 시각이 높다.
계엄요건 강화 등 논의는 국민 다수가 찬성하더라도 '12·3 비상계엄' 사건의 후속 조치여서 야권은 언급 자체가 부담스러운 이슈이다. 아울러 개헌 이슈가 이 대통령 및 여권이 주장해온 내용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것도 달갑지 않은 부분이다.
야권에서는 지방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이 대통령의 개헌을 제안한 데 대한 진정성도 문제삼을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