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구독시장 없이 언론의 미래 없다

파이낸셜뉴스       2026.03.17 18:07   수정 : 2026.03.17 18:44기사원문
뉴욕타임스 온라인 구독시장 수익
전체의 70%… 광고는 20% 그쳐
우리도 뛰어들었지만 답답한 수준
언론 과거 타성 버리고 과감히 혁신
돈내고 살 고품격 콘텐츠 개발해야
가짜뉴스로부터 국민 지킬 수 있어

뉴욕타임스 회장 A G 설저버그가 지난주 자사 팟캐스트를 통해 매우 이례적인 메시지를 내보냈다. "최근 저널리즘 산업의 현실은 매우 참혹하다. 나는 오늘 여러분에게 뉴욕타임스 구독에 클릭해 달라고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여러분이 인공지능으로부터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오리지널 리포팅에 주력하는, 다른 언론도 구독하고 지원해 줄 것을 부탁한다."

언론 명가의 4대 후손인 설저버그가 전통적인 종이신문과 방송, 언론이 마주한 엄중한 현실에 대한 위기의식과 절박함을 여과 없이 토로했다. 240년 역사의 피츠버그 포스트가 올 5월 폐업한다고 발표하는 등 미국 언론 전반에 불어닥친 위기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주 수입원이었던 광고수익의 심각한 위축으로 인한 재정위기로 편집국의 감원이 불가피해지고, 기자들의 근무조건이 악화되어 뉴스 콘텐츠의 품질 향상을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 그래서 뉴욕타임스 사주의 관점에서, 자사의 단기적 성과보다 더 중요한 것이 미디어 언론 구독문화와 생태계 전반의 활성화였다.

우리 방송과 신문 광고시장도 이미 성장을 멈췄다. 2024년 이후 3년간의 자료를 보면 우리 신문과 잡지 광고시장은 2조원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다. 방송 광고는 2024년 3조2000억원 규모에서 2025년에는 2조7000억원 그리고 2026년에는 2조6000억원으로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같은 기간 온라인 광고는 2024년 10조1000억원에서 2025년 10조7000억원 그리고 2026년 예측치는 11조5000억원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인다. 전통적인 신문과 방송 광고시장은 분명히 성장 추진력을 잃었다.

당연히 눈을 돌려야 하는 블루오션은 온라인 구독 시장이다. 뉴욕타임스는 2024년 기준으로 이미 온라인 구독 시장의 수익이 전체 수익의 70%에 이르렸다. 광고수익은 전체의 20%에 불과하다. 몇몇 우리 언론들이 뒤늦게나마 온라인 구독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아직 답답한 수준이다.

우리 언론이 온라인 구독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구독시장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미디어 시장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가장 먼저 필요하다. 미래에 대한 확신이 약하니 추진의 동력을 갖기 힘들어 안타깝다. 광고시장의 대세가 기울었음을 인정하지 않고 애꿎은 마케팅 부서만 닦달한다고 매출이 결코 늘어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파괴적 혁신'의 마인드와 비전이다. 지금 과거의 타성을 과감히 버리고 변신하지 않으면 언론사 조직은 물론 우리 사회의 정보와 뉴스 생산·유통 체계가 황무지가 되리라는 절대 위기감이 절실하다. 위기 극복을 위해 새로운 시장인 온라인 구독 시장에서 차분히 신뢰를 다시 쌓아가기 위한 구체적 비전 설정과 단호한 실행이 필요하다.

둘째, 온라인 유료 구독시장이 기꺼이 받아들일 만한 고품격 콘텐츠 장착이 필수적이다. 뉴욕타임스는 175년 전통의 품격에 맞는 최고 품질의 정치, 국제정세, 경제 분석을 포기하지 않았다. 동시에 산업, 과학기술, 레저, 일상에 이르기까지 가장 신뢰할 만하고 가치 있는 뉴스 콘텐츠를 독자 맞춤형 서비스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1200만 글로벌 유료 독자 시대를 열었다. 모든 언론이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경제신문은 미국과의 관세협정, 중동전쟁 이후의 세계 산업 동향, 주가와 환율 전망에 관한 가장 신뢰할 만한 정론을 펼쳐야 한다. 이 언론을 구독하지 않으면 내가 뒤진다는 판단이 있어야 수용자는 비로소 손가락을 움직여 구독 클릭을 한다.

셋째, 언론사 내부의 조직혁신이 필요하다. 구독시장 도래는 편집국 혹은 보도국과 마케팅국이 따로 존재하는 전통적 '분리' 조직을 넘어서 뉴스 콘텐츠의 통찰력에 대한 '공유' 조직으로 파괴적 혁신을 단행해야 한다. 즉 전통적 조직 내부의 부서 간 높은 담을 과감히 허물고, 뉴스 콘텐츠의 힘과 매력이 구독시장에서의 소구력으로 상시 원활하게 연결되는 구조로 혁신해야 한다.

안정적 재정 기반 없이 독립적이고 신뢰할 만한 언론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제작과 글로벌 유통망을 일거에 흔든 것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올라타서 콘텐츠 유료시장의 문을 연 넷플릭스의 파괴적 혁신이었다. 우리 사회에도 좋은 콘텐츠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러한 인식이 신뢰할 만한 언론의 구독으로까지 확산되어야 우리 언론이 살고, 나아가 우리 사회도 파행적 가짜뉴스를 극복하고 품격을 회복할 수 있다.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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