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번 스토킹하고도 또 노렸다”… 피해자 진술서까지 겨냥

파이낸셜뉴스       2026.03.18 08:53   수정 : 2026.03.18 08: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스토킹 범죄 가해자가 피해자를 다시 압박할 목적으로 수사 기록 확보를 시도했지만, 검찰과 법원이 이를 잇달아 차단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검찰청 목포지청은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이 확정된 50대 남성 A씨가 제기한 증인신문 녹취록 열람·등사 신청을 지난달 26일 거부했다.

A씨는 2023년 11월, 연인 관계였던 피해자 B씨에게 약 한 달 동안 총 160차례에 걸쳐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는 등 스토킹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9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형이 확정된 이후에도 A씨의 행위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피해자가 허위 진술을 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증인신문 녹취록 열람·등사를 신청했다.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 내용을 확보해 추가 대응에 활용하려는 시도로 해석됐다.

그러나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의 신청에 대해 정당한 사유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검찰은 A씨가 확보한 녹취록을 근거로 피해자를 위증 혐의로 고소하는 등 추가적인 법적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는 피해자의 평온한 일상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으로 이어졌다.

스토킹 범죄의 특성도 중요한 고려 요소였다. 가해자가 피해자 관련 정보를 추가로 확보할 경우, 이를 기반으로 한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A씨는 검찰의 결정에 불복해 지난 3일 준항고를 제기했다. 하지만 담당 검사는 기존 판단과 같은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하며 기각 필요성을 강조했다.

법원 역시 같은 판단을 내렸다.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은 해당 사건이 스토킹 범죄라는 점을 고려할 때, 녹취록 열람이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고 보고 준항고를 기각했다.

수사기관과 법원이 모두 ‘피해자 보호’를 우선에 둔 판단을 내린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스토킹 사건의 특수성을 반영해 준항고에도 적절히 대응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열람·등사 신청 사건에 대해 피해자 보호를 고려해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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