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위협이다 vs 아니다"…美 정보라인 정면 충돌
파이낸셜뉴스
2026.03.19 10:41
수정 : 2026.03.19 10:41기사원문
美 정보국 수장 "이란 정권, 유지되고 있으나 상당히 약화"
전날 대테러센터장 조 켄트 "이란, 美에 즉각 위협 아니었다" 사퇴
CIA 국장 "이란은 장기간 지속된 위협이자 현재도 즉각적 위협" 반박
트럼프의 전쟁 명분(핵 위협) vs 정보당국 평가 간 괴리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보기관 수장이 이란 정권이 "유지되고 있지만 상당히 약화된 상태"라고 평가하면서 미국·이란 전쟁의 정당성과 위협 인식을 둘러싼 내부 균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쟁 개시 이후 첫 공식 청문회에서 정보기관 수장들 간 평가가 엇갈리고, 의원들이 직접 '즉각적 위협' 여부를 따져 묻는 등 행정부·정보기관·의회 간 충돌이 노골화되는 양상이다.
툴시 개버드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8일(현지시간)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정보기관은 이란 정권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지도부와 군사 역량이 공격을 받으며 크게 약화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개버드는 또 호르무즈 해협 관련 긴장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고 공개했다. 그는 "정보기관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는 장기 평가를 갖고 있었다"며 "이에 따라 국방부가 선제적 대응 계획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의 위협 수준을 두고는 청문회 내에서 직접적인 충돌이 벌어졌다. 민주당 존 오소프 상원의원이 "정보기관은 이란을 미국에 대한 즉각적인 위협으로 평가했느냐"고 묻자, 개버드는 "무엇이 즉각적 위협인지 판단하는 것은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정보 판단과 정치적 판단의 경계를 분리한 발언이다.
전날 친트럼프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조 켄트 국가대테러센터(NCTC) 센터장은 "이란은 미국에 즉각적인 위협이 아니었다"는 내용의 사임서를 내고 전쟁 자체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현지에선 '마가(MAGA)'의 균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존 래트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같은 자리에서 "이란은 오랜 기간 미국에 지속적인 위협이었으며 이번에도 즉각적인 위협이었다"고 반박했다. 동일한 정보를 두고도 내부 해석이 갈리는 상황이 드러난 것이다.
공습 효과를 둘러싼 평가에서도 의원들과 정보기관 간 긴장이 이어졌다. 개버드는 "이란의 군사 능력은 상당 부분 파괴됐다"고 했지만, 민주당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사전 서면 답변과 공개 발언의 차이를 문제 삼았다. 워너는 "서면에서는 '핵 농축 프로그램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했는데 오늘은 그 표현을 쓰지 않았다. 대통령 주장과 충돌하는 부분을 의도적으로 뺀 것 아니냐"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개버드는 직접적인 해명은 피한 채 현재 진행 중인 평가를 강조하는 수준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핵 프로그램 제거 여부를 둘러싼 판단 역시 확정적 결론 없이 열려 있는 상태라고 외신들은 해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습 결정 과정과 정보기관의 역할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무소속 앵거스 킹 상원의원이 "최종 결정 당시 정보기관이 함께 있었느냐"고 질문했고, 래트클리프는 "수십 차례 회의에 참석했지만 특정한 하나의 결정 순간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정보기관 수장들의 발언, 사임한 켄트 국장의 공개 비판, 의원들의 직접적인 문제 제기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정보의 정치화 논란도 재부상하는 흐름이다. 일부 의원들은 과거 이라크 전쟁 당시 대량살상무기(WMD) 정보 논란을 언급하며 정보 평가와 정책 결정 간 거리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동 정세 역시 장기적 불확실성 국면으로 진입하는 모습이다. 이란 정권이 약화됐지만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협 봉쇄와 비대칭 전력을 활용한 압박 전략은 지속될 전망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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