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 수백명 오가는데… 성동경찰서 누수·균열 '위험천만'

파이낸셜뉴스       2026.03.19 18:51   수정 : 2026.03.19 18:51기사원문
지은지 40년 된 성동경찰서 건물
지난해 정밀안전진단 '최하' 등급
입구 옹벽은 터질 듯 팽팽 부풀어
천장 곳곳 내부구조 드러나 분진
지하 주차장 낙하물로 車 파손도
"기존 부지에 재건축 서둘러야"

"이곳은 언제 무너질지 몰라서 원래 사람이 드나들면 안 되는 곳입니다. 경찰들의 건강 피해도 상당하고 하루에 수백명씩 왕래하는 민원인들이 다칠까 봐 우려됩니다."

19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성동경찰서 별관 민원동과 지하주차장은 지난해 4월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위 등급인 'E등급' 판정을 받았다.

시설물안전등급 기준 상 즉시 사용을 제한하고 개축을 해야 하는 수준이지만 재건축이 지연되면서 약 1년 간 임시 보강에 의존한 채 사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하주차장과 외부 보행로 인접 구조물의 경우 붕괴 시 민간인 피해로 번질 가능성이 커 현 부지 내 재건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경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본지가 살펴본 성동서 건물은 외벽부터 누수 자국과 균열 흔적이 가득했다. 입구 옹벽은 금방이라도 터질 듯 팽팽하게 부풀었고 지하주차장에 들어서자 콘크리트의 내구성을 저하시키는 중성화가 진행되며 자란 종유관이 고드름처럼 천장 곳곳에 매달려 있었다.

주차장에는 무너져가는 천장을 떠받치기 위해 설치된 잭서포트(지지대) 약 130개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폐차 예정인 차량들만 간신히 자리를 채웠다.

본관 풍경도 다르지 않았다. 5층 강당 천장은 콘크리트가 깨져 내부 구조가 훤히 드러나 있었고 틈 사이로 분진이 흩날렸다. 체력단련실로 사용되는 공간 천장에는 누수 자국과 곰팡이가 번져 있어 실내에는 퀴퀴한 냄새가 가득했다.

민원동으로 사용되는 별관 1층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 관계자는 "하루에 200명 넘게 방문하는 민원인이 혹시라도 다칠까 가장 걱정된다"며 "시멘트 분말이 날리고 공기도 좋지 않아 근무 환경도 열악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41년 개서한 성동서는 왕십리 일대 치안을 담당해 온 핵심 거점으로 현재 청사는 1987년 건립돼 약 40년 가까이 사용되고 있다. 현재 경찰 등 약 740명이 근무 중이며 하루 수백 명의 민원인이 방문하지만 성동서 구조물 노후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진행돼 왔다. 특히 청사 전체가 2017년 정밀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은 이후 상태가 악화됐으며 △2021년 본관 천장 콘크리트 낙하 △2022년 출입구 옹벽 붕괴 △2023년 지하주차장 천장 붕괴로 인한 차량 파손 등 각종 사고가 반복됐다. 이후에도 추가 박락과 누수, 철근 부식이 이어졌다.

해당 건물은 도로와 인접해 있어 구조물 붕괴 시 보행자 등 외부 시민에게까지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경찰은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재건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재건축 추진은 제도적 절차에 막혀 지연되는 양상이다. 현재 성동서 청사는 부지와 건물의 소유·사용 구조가 나뉘어 있어 서울시와의 부지 교환이 선행돼야 한다. 국유재산법은 국가재산 교환 시 '등가교환'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재정당국 승인 절차도 필요하다. 건물은 서울시, 부지는 경찰청에 속한 이원화 구조로 인해 긴급 보수·보강 예산 투입에도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경찰과 서울시는 현 부지 재건축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재정경제부의 검토 과정이 길어지면서 사업은 계류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성동구청은 왕십리 역세권 개발과 연계해 성동서 부지 외곽 이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치안 기능과 시민 접근성 측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방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장에서는 부지 이전보다 '현 부지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성동서가 위치한 왕십리 일대는 치안 수요가 집중된 교통 요충지로 민원 접근성을 좌우하는 핵심 위치이기 때문이다. 실제 성동서는 치안 민원 처리 규모 기준 서울 내 3위를 기록하는 등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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