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대행 안 떼는 게 비정상"… 우리카드 팬들 난리 난 '배神'의 사위 박철우 매직

파이낸셜뉴스       2026.03.21 23:16   수정 : 2026.03.21 23:16기사원문
6승 12패의 절망을 '승률 78%'의 기적으로… 뒤집힌 V리그 판도
권위 벗고 다가간 '형님 리더십', 외국인 선수까지 춤추게 했다
'명장 신치용의 DNA'와 20년 레전드의 디테일… 훈련장은 달랐다
"대행 꼬리표 뗄 시간"… 챔프전 향한 박철우의 근거 있는 자신감



[파이낸셜뉴스] 반환점을 돌 때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코트 위에는 패배 의식이 짙게 깔려 있었고, 팬들의 한숨은 깊어만 갔다.

3라운드까지 거둔 성적은 단 6승(12패), 순위는 6위. 봄 배구는 커녕 탈꼴찌를 걱정해야 했던 우리카드가 정규리그 막판, V리그 판도를 뒤흔드는 가장 무서운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 마법 같은 반전의 중심에는, 이제는 '대행'이라는 꼬리표가 한없이 어색해진 남자, 박철우가 서 있다.

우리카드는 1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5-26 정규리그 6라운드 최종전에서 삼성화재를 세트 스코어 3-0(25-23 25-22 25-17)으로 완벽하게 제압했다. 파죽의 4연승. 20승 16패(승점 57)를 기록하며 당당히 봄 배구 티켓을 거머쥐었다.

시즌 중반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과 결별하고 박철우 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길 때만 해도 우려의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현역 생활만 20년을 한 '레전드'지만, 은퇴 후 해설위원을 거쳐 코치 옷을 입은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초보 지도자였기 때문이다. 위기의 팀을 수습하기엔 경험이 부족하지 않겠냐는 물음표가 뒤따랐다.



하지만 그것은 완벽한 기우였다. V리그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명장, 신치용 감독의 애제자답게 그의 몸속에는 일찍이 '우승의 DNA'와 '위기 관리 능력'이 흐르고 있었던 것일까.

박철우 대행 부임 후 우리카드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환골탈태했다. 후반기 18경기에서 무려 14승 4패, 승률 78%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찍었다. 무기력했던 팀에 투지가 살아났고, 톱니바퀴가 헛돌던 조직력은 단단하게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했다.

반등의 원동력은 단연 박철우표 '형님 리더십'이다. 그는 감독이라는 권위의 옷을 벗어 던지고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코트 밖에서는 한없이 편안한 형님처럼 선수단 분위기를 밝게 끌어올렸다. 얼어붙어 있던 국내 선수들은 물론, 외국인 선수들조차 그의 진심 어린 소통에 마음을 열고 코트 위에서 자신의 기량을 120% 뿜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승부처인 훈련장과 코트 위에서는 누구보다 세밀하고 예리했다. "훈련 때 선수들의 몸 상태를 집중해서 체크하고, 경기 전 라커룸 분위기와 선수들의 표정 하나까지 살핀다"는 그의 말처럼, 사소한 감정의 동요나 컨디션 난조조차 놓치지 않았다. 직접 공을 띄워주고 선수들의 자세를 하나하나 교정해 주는 헌신적인 지도는, 20년간 산전수전을 다 겪은 레전드 선배만이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원포인트 레슨'이었다. 감독의 땀방울을 지켜본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강한 자신감과 신뢰로 똘똘 뭉쳤다.

이쯤 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절망의 늪에 빠진 팀을 건져내 승률 78%의 기적을 쓰며 기어코 봄 배구 무대에 올려놓은 지도자에게 계속 '대행'이라는 타이틀을 달아두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





우리카드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대행 꼬리표를 당장 떼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위기 속에서 증명해 낸 리더십 하나만으로도 정식 감독으로 승격될 자격은 차고 넘친다.

박철우 감독대행과 우리카드의 시선은 이미 더 높은 곳을 향해 있다. 최종전을 마친 뒤 박 대행은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선언했다. "앞으로 더 무서워질 것이다.
우리는 챔피언 결정전까지 갈 수 있는 힘이 있다."

밑바닥에서부터 치고 올라온 팀의 기세는 그 어떤 강팀보다 무섭다.

6승 12패의 절망을 넘어 봄 배구라는 축제의 장에 초대받은 우리카드. 박철우의 마법이 과연 이번 봄, V리그 판도에 어떤 거대한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배구 팬들의 심장이 벌써부터 뜨겁게 뛰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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