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휩쓴' 냉동김밥 450% 폭증..레드오션 K분식, '수출 블루칩'됐다
파이낸셜뉴스
2026.03.24 10:48
수정 : 2026.03.24 10:48기사원문
라면·냉동김밥·떡볶이 '수출 효자'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분식 시장은 낮은 진입 장벽과 '제살깍기식'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대표적인 '레드오션' 분야로 꼽힌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처절한 생존 경쟁은 K분식의 '상향 평준화'를 불러왔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개발한 고도화된 물류 시스템과 조리 표준화 매뉴얼은 해외 진출의 강력한 무기가 됐다. 여기에 K드라마 속 주인공이 라면과 떡볶이를 먹는 장면이 전 세계 MZ세대의 '로망'을 자극하며, 분식은 이제 단순한 간식을 넘어 하나의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K분식의 '3대장'인 라면과 냉동김밥, 떡볶이 등 쌀 가공식품은 K푸드 수출 100억 달러 시대를 주도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104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특히, 분식의 핵심인 라면과 소스류, 쌀 가공식품이 성장을 견인했다.
라면 수출액은 지난해 15억2000만달러를 넘어서며 단일 품목 최초로 15억 달러를 돌파했다. 매년 역대 수출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쌀 가공식품(냉동김밥·떡볶이 등)은 오는 2028년 4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는 핵심 전략 품목이다.
'푸드테크' 입은 K분식
K분식의 성공 뒤에는 한국 특유의 '푸드테크'가 자리 잡고 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품목의 다양화와 기술력이다.
지난 2023년 미국 대형 유통체인인 '트레이더 조'에서 품절대란을 일으킨 냉동김밥이 대표적이다. 수분을 보존하면서도 유통기한을 획기적으로 늘린 급속 냉동 기술은 한국 김밥을 지구 반대편에서도 갓 만든 것처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 결과, 지난 2024년 기준 한국의 냉동김밥 수출액은 399만5800달러로, 전년 대비 450.2% 폭증했다.
떡볶이도 소스의 과학화를 통해 진화했다. 떡볶이 등에 활용되는 소스류는 K매운맛의 인기 속에 지난해 수출액은 4억1100만 달러로 전년대비 4.6% 성장했다. 이는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매운맛 단계의 표준화와 상온 보관 기술의 고도화가 이뤄낸 결실이다. 특히 중국과 미국에서 떡볶이 소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현지 오프라인 유통망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자동 조리 로봇과 스마트 키친 시스템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는 분식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과 대상 등은 미국과 유럽 현지에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떡볶이·김말이·핫도그 등을 전략 품목으로 선정해 육성 중이다.
농심은 신라면 브랜드 육성을 위해 지난해 마추픽추, 일본, 베트남, 뉴욕 JFK공항 등에 오픈한 브랜드 체험 공간 '신라면 분식'의 운영 국가를 확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생산역량과 해외 유통망 확장을 통해 불닭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오뚜기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중장기 성장 기반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K분식의 흥행은 단순히 음식 판매를 넘어 전후방 산업에 막대한 파급 효과로 이어진다. 정부는 오는 2028년까지 쌀 가공산업 시장 규모를 17조원대로 육성하는 내용이 포함된 '제3차 쌀가공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는 국내 쌀 소비 촉진은 물론 고추장, 간장 등 전통 장류의 동반 수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식은 과거 길거리 음식이라는 저평가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K컬처와 결합한 '힙한 식문화'로 환골탈태하고 있다"며 "K푸드 수출을 이끄는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파이낸셜뉴스는 오는 6월 1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K분식, 세계의 식탁으로'를 주제로 국내 대표 식품박람회인 '2026 서울식품유통대전(K푸드쇼)'을 진행한다. 부스 참가 및 관람 신청은 행사 홈페이지(https://event.fnnews.com/kfoodshow)를 통해 가능하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