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봉지 라면도 못만들면 어쩌나"..포장재 대란 5월이 고비

파이낸셜뉴스       2026.03.25 17:28   수정 : 2026.03.25 17:28기사원문
미국·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나프타 가격 두 배 폭등… NCC 셧다운 직격탄
식품사 포장재 재고 1~3개월 치에 불과… "사태 장기화 시 생산 차질 불가피"
"용깃값 오르고 품절될라"… 원가 압박에 배달 자영업자들도 덩달아 '비상'



[파이낸셜뉴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여파로 나프타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식품업계와 자영업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제품 포장지와 용기 재고가 1~3개월 수준이라 사태 장기화시 라면, 과자, 음료 등 소비재 전반으로 큰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기업들의 가동중단(셧다운)이 잇따르면서 식품 업체들은 포장지 및 페트병의 핵심 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의 국제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은 올해 초 t당 537달러에서 지난 20일 기준 1068달러로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최근 t당 357달러 수준까지 회복됐지만, 나프타 확보가 어려워 생산 자체가 막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물질로, 이를 800도 이상의 고온에서 분해하는 나프타분해시설(NCC) 공정을 거쳐 에틸렌과 프로필렌이 생산된다. 이를 가공해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을 만든다. PE는 비닐봉지, 종량제 봉투 등에 쓰이며, PP는 도시락 용기, 페트병 등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주요 식품업체가 보유한 포장재 재고는 1~3개월 정도 수준이다. 식품기업들은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재고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농심의 포장재 계열사인 율촌화학은 약 2~3개월 치 재고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측은 "당장 큰 문제는 없지만 상황이 장기화돼 국가 차원에서 수입이 어려워지면 당연히 회사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라면 포장재 등을 외부에서 공급받는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생산에 즉각적인 차질은 없으나, 현 상황이 지속되면 원재료 수급 불안으로 단가가 상승해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CJ제일제당은 현재 약 45일치의 포장지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데 나프타 수급 차질이 장기화되면 제품 생산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원참치 캔 등 포장재를 제조하는 동원시스템즈는 필름 수급이 불안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한두 달 치 재고는 쌓아두고 있지만 4월 말에서 5월이 되면 업계 전반에서 나프타 수급 이슈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식품업계뿐 아니라 플라스틱 원료를 사용하는 중소 가공업체들의 부담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원자잿값 상승을 감당하기 어려워 공장 가동 중단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단기간 내 품절대란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용깃값이 계속 올라간다", "부피 때문에 미리 쌓아두기 어렵다", "창고비 부담이 크다"는 등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용기 가격 상승이나 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가격 인상이나 배달 중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나프타 공급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전 산업계뿐 아니라 국민 생활 전반에 큰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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